"관리 어려운 땅 농지은행 위탁 시 처분 유예"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1일 농지 전수조사에서 발견된 농지법 위반 사례에서 명백한 '투기' 목적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나눠 조치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일률적인 '경자유전 원칙' 하의 농지 전수조사와 법 위반 판정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농민 반발을 고려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농해수정조위원장인 윤준병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농지 전수조사 추진방향' 당정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정은 명백한 투기와 중대한 불법 전용은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를 하되, 농촌 현실에서 발생하는 관행적이고 경미한 위반은 정상적 농지 이용관계로 정상화한다는 원칙을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 취득한 후 방치하거나 타인에게 몰래 경작시키는 방식 등의 투기 행위, 농업 진흥 지역 내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중대한 불법 전용 행위에 대해선 원칙에 따라 조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투기 목적이 아닌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에 대해선 소유자가 적법하게 관리하기 어려운 농지를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처분을 유예하고, 농지가 활용되도록 정상화하며 농지은행 장기 임대차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당정은 치유 가능한 불법 전용 농지 양성화와 처분 유예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연말까지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농촌) 현장 의견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까지 보다 현실에 맞게 농지법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농지 전수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됐다"고 언급하면서 본격화했다. 이후 농지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이날 당정이 모여 후속 대책을 논의한 것이다.
농지법상 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경자유전 원칙' 하에 개인적으로 타인에게 농지를 임차하거나 휴경하면 법 위반이 된다. 하지만 농민들은 해당 규정이 제각각인 농지 보유 사유 및 고령화·농촌 인력 부족으로 경작이 어려운 현실 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당정은 이같은 농가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 이날 당정협의를 통해 '현실을 반영한 조치'를 다시금 약속한 것이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은 농업인과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방향으로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향과 농지 관련 제도 개선을 달성하는 자리"라며 "당과 정부는 농촌 현실을 충분히 반영해서 조사 결과를 처리하고 정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전폭적인 뒷받침을 하겠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처음부터 '투기는 바로 잡겠지만, 경미하고 관행적인 현장 위반은 계도나 제도 개선 등 대안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꾸준히 말했다"며 "당정은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현장 농업인의 불안 해소에 도움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xo9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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