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엘리트 정치인의 품행제로 인사청문회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6.09.17 00:00 / 수정: 2026.09.17 00:00
국민 기대 못 미치는 수준 낮은 청문회
인사청문제 개선·의원 태도 변화 있어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끝난 이후 여야의 공방전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김 후보자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끝난 이후 여야의 공방전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김 후보자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회의원 대부분은 엘리트다. 소위 명문대 중심의 학력도 각계에서의 경력도 화려하다. 여러 방면으로 전문성을 가진 이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들이다. 물론 국민이 인정할 만큼 이들 모두가 정치력을 갖췄다는 건 아니다. 개인적 궁금증은 있다. 배울 만큼 배운 분들이 왜 국회에 입성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버릴까. 원래 개인 성향 때문인 건지, 정치판의 속성 때문인 건지, 아니면 둘 다인 건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이후 여야는 연장전을 치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계획 승인과 관련한 청탁 의혹이 제기된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이 사실을 왜곡하는 프레임으로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다며 역공을 가하고 있다. 청문 시즌마다 반복되는 풍경이다. 2주가 넘도록 계속되는 여야의 공방전은 익숙하다.

지난 15일 실시된 인사청문회는 국민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 낮은 청문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우선 상대에 대한 존중은 없었다. 상대 의원의 발언 도중 끼어들기, 말꼬리 잡기, 삿대질은 애교 수준이었다. "흉측한 얼굴" "악마" "독사" "갱년기" 등 후보자 검증과 무관한 표현들이 여야 사이를 오갔다. 황당하게도 막말과 고성이 국민의 일꾼이자 엘리트 의원의 입에서 빈번하게 튀어나왔다.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를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를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여당일 때 다르고 야당일 때 다른 공당의 이중적 태도 역시 전혀 낯설지 않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계획 승인과 관련한 청탁 의혹,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이 있는 한국아동발달 협동조합 특혜 의혹은 제대로 검증되지 못한 탓에 찜찜하게 남아 있다. 민주당의 반대로 핵심 증인과 참고인이 단 한 명도 없었던 탓이 크다. 애초부터 의혹의 실체에 접근하기 어려운 '결함'이 있었고, 결국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이 많다.

현역 민주당 의원인 김 후보자의 소명을 듣는 수준에 머문 탓도 있다. 협동조합 의혹에 관련해 급여 등 특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신약 청탁 의혹과 관련해선 식약처에 민원을 전달했을 뿐 부정 청탁은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제넨셀 관련 법원 판결문에 동물실험 자료 조작 사실이 명시돼 있다는 지적에 "문과라 치료제의 성능은 알 수 없었다"라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대중이 온라인상에서 '문과 패러디'로 비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야는 고위공직자 후보자가 직을 제대로 수행할 자질과 전문성을 갖췄는지, 엄격한 도덕성과 리더십이 있는지 검증할 책무가 있다. 막중한 직책을 맡기기 전 적격 여부를 따지는 게 인사청문회의 목적이다. 그런데 인사청문회는 정략적 수단이 된 지 오래다. 여당은 그저 옹호에만 급급하고, 야당은 신상털기식 공세에 치중한다. 그러니 청문회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인사청문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와 별개로 당파적 다툼에 매몰된 품행제로 엘리트 의원들의 인식과 태도 변화가 시급하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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