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 노동자 10만 명, 1조 거둬…러시아에선 드론 생산"
  • 정소영 기자
  • 입력: 2026.09.16 21:26 / 수정: 2026.09.16 21:26
MSMT 3차 보고서…17개국에 노동자 파견
中서 2만 명 나왔지만 1년 만에 1만 명 유입
러시아 드론·무기·조선·철강 시설에도 취업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최대 10만 명이 넘는 노동자를 파견해 지난해에만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2011년 10월 북한 평양의 만수대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AP. 뉴시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최대 10만 명이 넘는 노동자를 파견해 지난해에만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2011년 10월 북한 평양의 만수대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AP. 뉴시스.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최대 10만 명이 넘는 노동자를 파견해 지난해에만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의 드론 공장에서 군용 드론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외교부에 따르면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은 이날 이같은 내용을 주제로 한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 보고서를 발간했다. MSMT는 지난 2024년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대북제재 이행 감시 기구 '전문가 패널'이 해체된 뒤 결성된 한국 등 11개국 협의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3만 5600명에서 최대 10만 1280명의 북한 노동자가 17개국에 파견됐다. 이들이 거둔 수익은 지난해 기준 최소 6000억 원에서 최대 1조 7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안보리 대북제재는 북한 노동자의 고용 금지와 송환 의무를 유엔 회원국에 부여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에 '최대 규모의 북한 노동자가 체류 중'이라고 밝혔다. 2023~2025년간 1~2만 명의 노동자가 북한으로 돌아갔지만 지난해 초부터 단기 훈련·교육 비자 발급 수가 증가, 올해 1월까지 신규 파견된 노동자 수만 약 1만 명이라고 한다.

이들은 주로 랴오닝성 등 접경지역에서 노동집약적 업종이나 정보기술(IT) 분야에 종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북한은 전자제품 조립 공장에도 노동자 파견을 희망했는데, 중국이 접경지역 소재 회사에 이들의 고용을 허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에는 체류 중인 북한 IT 노동자도 최대 규모라고 한다. 다만 중국 정부의 단속 강화로 거처를 신의주 등으로 옮기는 사례가 관찰됐다. 북한은 단속을 우회하기 위해 IT 인력을 일반 노동 인력으로 속여 중국에 송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 다음으로는 러시아에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약 1만 5000명에서 최대 3만 명 규모로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노동자 수가 급증했다. 파병 등 북러 협력 강화 추세에 따라 파견 노동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러시아 '알라부가 경제특구'에 있는 드론 공장과 이밖의 무기 공장, 철강 가공시설, 조선단지 등에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같은 노동자 송출은 북한의 53국, 군수공업부, 정보정찰총국뿐 아니라 산하 무역회사들이 러시아 측과 공조한 결과로 파악됐다.

북한 노동자 대부분은 '학업 비자'로 입국하며 IMC(국가 간 이주센터), 소제이스트비예 전문대학 등 러시아 중개 기관이 편법 입국과 체류 알선을 지원하고 있었다. 이는 러시아가 학업 비자로도 수익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내법을 개정한 영향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러시아의 대북 비자 발급 건수 중 학업 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8% 이상이었다.

러시아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으로 북한 건설 노동자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스보보드니 우주기지 근방 건설 현장과 러-우 국경 지역 재건 사업 현장, 극동지역 벌목·건설 현장 등에 북한 노동자들이 관찰됐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1명이 벌어들이는 연간 소득은 평균 7500달러로 추산됐다. 러시아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받는 월급은 업종에 따라 중국에서 받는 월급보다 최대 5배까지 높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에 북한 노동자들도 중국보다는 러시아 파견을 선호한다고 한다.

북한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중국과 러시아에 있는 북한 무역회사들의 '군수물자 조달'에 사용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유엔 제재 대상인 조선무역은행, 조선광선은행 등이 버젓이 활용되고 있으며 외교차량, 행낭, 해외 출장자를 통한 현금 운반 사례도 파악됐다.

북한의 노동자 파견은 대외경제성, 정찰정보총국, 39호실 등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북한 노동자들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에도 파견돼 의료·건설·IT·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SMT는 이번 보고서 발간에 따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2025년 한 해 동안 최소 4억 5천만 달러에서 최대 8억 달러에 이르는 수입이 북한의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제공했다"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인식을 제고해 안보리 결의 위반 책임 당사자와 조력자들에게 국내 조치 등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을 독려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4년 10월 출범한 MSMT는 지난해 5월 북러 군사협력을 주제로 첫 번째 보고서를 냈다. 그해 10월에는 북한 사이버 활동을 중심으로 두 번째 보고서를 발간했다. MSMT 참여국은 한국,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11개국이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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