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유력했던 조응천 고사…선택지 좁혀진 탓
"소통 미흡" "신뢰 부족"…쇄신 난항 예고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이준석 전 대표 사퇴 이후 지도부 공백을 겪어온 개혁신당이 이기인 전 사무총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하고 14일 비대위 체제를 공식 출범시켰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조응천 전 의원이 고사하면서 직전 지도부 핵심 인사였던 이 전 총장이 지휘봉을 잡게 됐지만, 선임 과정과 이 전 대표와의 사전 교감 여부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출발부터 적잖은 과제를 안게 됐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비대위원장은 오는 17일 오전 9시 30분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에 처한 당을 위한 첫 번째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비대위 출범 직후부터 강한 메시지로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분위기 전환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6·3 지방선거 참패와 이 전 대표 사퇴로 위기에 놓인 개혁신당이 비대위 체제를 계기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비대위원장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천 권한대행은 이 비대위원장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하게 당무를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라며 "준비 기간 없이 조속하게 당 정상화와 쇄신 작업에 착수할 수 있는 준비된 비대위원장"이라고 평가했다. 임기는 이 전 대표의 잔여 임기인 내년 7월 27일까지다.
당초 조 전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 이 전 총장으로 바뀐 경위에 대해서 천 대행은 "별도 워밍업 없이 당 쇄신에 착수할 수 있는 인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외부 인사를 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소수 정당'의 사정을 내세웠다. 그는 "거대 양당 비대위원장의 경우 메시지만 내줘도 충분한 경우가 있지만, 개혁신당은 실무적인 작업도 병행하면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은 이 전 대표 사퇴 이후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방선거 참패와 정이한 전 후보의 '테러 자작극' 사태 등으로 기존의 '개혁 보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데다, 이 전 대표의 전격 사퇴 후 리더십 공백이 이어지면서 당내 갈등과 혼란이 수습되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어서다.
당내에서는 현재 상황을 사실상 비상 국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당의 경쟁력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내부 소통 부재와 조직 신뢰 부족 등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비대위원장 선임을 둘러싸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전임 지도부가 이 전 대표 사퇴 후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지만, 결국 핵심 인사로 활동했던 이 전 총장의 재등판으로 "지도부 총사퇴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한 당 관계자는 "당의 일을 기사로 알아야 하는 상황이 맞냐"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중앙당과 시도당 간의 예산 분배 문제를 비롯해 조직 신뢰 부족 등 구조적인 문제가 쌓여있다"고 짚었다.
반면 이 비대위원장이 당 사정에 밝은 만큼 위기 수습에 적합하다는 평가도 있다. 강희린 개혁신당 대전시당위원장은 "이 전 총장의 비대위원장 선임은 파격과 신선함은 떨어질 수 있지만 당 내부에 정통하고 소통에 강점이 있으므로 관리형 비대위에 적합하다"며 "이번 비대위를 계기로 당 인재영입과 확장성 제고를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외부 인사가 아닌 내부 인사가 선임된 만큼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절차적으로나 실리적으로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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