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정점식, 엇박자서 공조로?…대여투쟁 앞 달라진 투톱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6.09.10 00:00 / 수정: 2026.09.10 00:00
정점식, 사전투표 폐지 검토 등 강경 메시지
투톱 메시지 간극 좁혀졌단 평가
대여 화력 집중…향후 조직 개편이 시험대
당 운영 방향을 놓고 한때 엇박자를 냈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최근 대여 투쟁 국면에서는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지난 7월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당 운영 방향을 놓고 한때 엇박자를 냈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최근 대여 투쟁 국면에서는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지난 7월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한때 당의 지향점과 운영 방식을 놓고 미묘한 견해차를 드러냈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최근 대여 투쟁 국면에서는 한층 가까운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정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강경한 대여 메시지와 함께 사전투표 폐지 검토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정기국회를 계기로 두 사람의 노선상 간극이 좁혀진 것인지, 당내 이견을 뒤로한 채 전략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것인지 주목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정 원내대표의 메시지는 장 대표와의 차별화보다 대여 투쟁에 무게를 싣는 방향으로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잼데믹', '암장의 시대' 등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와 함께 사전투표 폐지 및 본투표 기간 연장 검토, 한미 핵 공유와 전술핵 재배치 검토 등 보수 진영의 주요 의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사전선거 제도 전면 폐지 및 본투표 기간 연장 검토는 보수 진영에서 부정선거 의혹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의제다. 장 대표도 같은 날 올림픽 공원을 찾아 선거 관리 문제를 부각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최근 두 사람의 메시지 간 거리가 눈에 띄게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사전투표 폐지 언급을 정 원내대표 개인의 갑작스러운 노선 변화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설명도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당내 TF에서 이미 사전투표를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이 나왔고 내부적으로 논의돼 왔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가 당내에서 논의돼 온 선거제도 개편 방안을 대표연설에 반영했다는 취지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당 운영 방향을 놓고 공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언론 인터뷰에서 "당원의 뜻은 매우 소중하지만 국민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장 대표는 "국민의힘은 당원 중심 정당을 지향한다"고 반박하며 당의 정체성과 운영 기조를 둘러싼 시각차를 드러냈다.

두 사람의 노선상 간극이 실제로 좁혀진 것인지 정기국회를 앞두고 내부 이견을 뒤로 미룬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두 사람의 노선상 간극이 실제로 좁혀진 것인지 정기국회를 앞두고 내부 이견을 뒤로 미룬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 개편 과정에서도 이견은 표면화했다. 장 대표가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당원 투표로 다시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의원총회에서는 기존 선출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고, 정 원내대표는 이를 최고위에 전달했다. 정 원내대표는 최고위 논의 과정에서 전면 재선출안에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는 전면 재선출 방침을 보류하고 공석인 지역부터 당원 직선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향으로 절충했다. 장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구상과 원내의 현실론이 충돌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두 사람은 당 운영과 조직 개편을 둘러싼 내부 논쟁보다는 대여 투쟁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입법과 예산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본격화한 데다, 주요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공방까지 이어지면서 야당으로서 대정부 견제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지도부와 원내에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실정에 대해 힘을 모아 투쟁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며 "모든 화력을 대여 투쟁에 맞춰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 내부를 공격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앞에 있는데 굳이 내부에서 싸울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당의 대외 메시지와 투쟁 방향을 주도하고, 정 원내대표가 원내 투쟁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의 역할 분담이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내외 지도부가 각각 다른 영역에서 대여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결과적으로 메시지의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의 공조를 두고 두 사람의 기존 입장차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정기국회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대여 투쟁에 집중하기 위해 내부 이견 표출을 자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장 대표의 당원 중심 기조와 조직 개편 등을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당 운영 과정에서 두 사람의 입장차가 다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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