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은 러시아, 서쪽은 중국…北 육로에 쏠리는 시선
  • 정소영 기자
  • 입력: 2026.09.09 00:00 / 수정: 2026.09.09 00:00
신압록강대교 개통 임박
두만강 자동차 다리 준공
물류·인적 교류 확대 전망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자동차 다리가 준공된 데 이어 10년 넘게 방치된 신압록강대교(사진)도 개통 준비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단둥(중국)=정소영 기자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자동차 다리가 준공된 데 이어 10년 넘게 방치된 신압록강대교(사진)도 개통 준비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단둥(중국)=정소영 기자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자동차 다리가 준공된 데 이어 10년 넘게 방치된 신압록강대교도 개통 준비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북한의 교역과 인적 교류를 뒷받침할 기반이 확대될 전망이다.

8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 현지 상황 등을 종합하면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 북한 측 진입부에는 세관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들어섰다. 최근 저녁 시간대에는 단둥에서 신의주 방향으로 일부 트럭이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북 소식통은 "세관 건물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거의 다 지어졌다. 개통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며칠 간 밤에 트럭들이 단둥에서 신의주 쪽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대북 소식통은 "중국 측이 세관 건물 앞에서 커피 판매 트럭을 운영하던 사람의 영업을 불허했다가 얼마 전 세관 앞 영업을 허가하고 자리 사용료를 받기 시작했다"며 "인근 주민들은 신압록강대교 정식 개통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7일 신압록강대교 북한 측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내걸린 대형 관문과 고층 건물이 새로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중국은 2009년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합의했고, 중국이 건설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사진은 지난 6월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와 만났던 모습이다. /신화통신. 뉴시스
북한과 중국은 2009년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합의했고, 중국이 건설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사진은 지난 6월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와 만났던 모습이다. /신화통신. 뉴시스

신압록강대교는 신의주와 단둥을 연결하기 위해 건설된 왕복 4차선 교량이다. 북한과 중국은 2009년 건설에 합의했고, 중국이 건설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2010년 12월 착공해 2014년 10월 교량 본체가 완공됐지만 북한 측 도로와 세관 등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개통하지 못했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북중 국경 봉쇄까지 겹치면서 개통이 장기간 지연됐다.

개통 시기는 북중 수교 77주년인 오는 10월 6일 전후가 거론된다. 신압록강대교가 개통하면 압록강철교(중조우의교)에 집중됐던 북중 간 물류 이동을 분산하는 새로운 통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사실상 중국 의존 경제"라며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되면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동량의 90%는 신압록강대교가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이 건설 사업을 많이 하고 있는 만큼 이곳을 통해 건축자재, 기계류 등이 주로 들어갈 것"이라며 "신압록강대교를 통한 물류 유통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8일 “두만강 자동차 다리 준공식이 지난 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경도시 나선시와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에서 동시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주북 러시아대사관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8일 “두만강 자동차 다리 준공식이 지난 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경도시 나선시와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에서 동시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주북 러시아대사관

♦북러 첫 자동차 다리 준공…교역 기반 확대

북한은 러시아와 연결되는 첫 자동차 다리도 준공했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두만강 자동차 다리 준공식이 지난 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경도시 나선시와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에서 동시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두만강 자동차 다리는 2024년 6월 북러 정상회담 합의사항으로, 지난해 4월 기존 두만강 철교 인근에 착공됐다. 자동차 다리 준공으로 양국은 도로를 통한 물류·인적 이동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러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보여주면서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위한 인프라가 확충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신압록강대교와 달리 두만강 자동차 다리는 건설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며 "북러 양측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정제유나 식량 등 중국으로부터 받기 어려운 품목을 러시아로부터 들여올 수 있다"며 "트럭 운송은 상시 운행이 가능해 물류 단가를 낮추고 속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압록강대교까지 정식 개통하면 북한은 서쪽 신의주에서는 중국, 동북쪽 나선에서는 러시아와 연결되는 자동차 교역로를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 사진은 2019년 4월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회담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AP. 뉴시스.
신압록강대교까지 정식 개통하면 북한은 서쪽 신의주에서는 중국, 동북쪽 나선에서는 러시아와 연결되는 자동차 교역로를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 사진은 2019년 4월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회담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AP. 뉴시스.

♦중러 양쪽으로 육로…北 대외교역 기반 확대

신압록강대교까지 정식 개통하면 북한은 서쪽 신의주에서는 중국, 동북쪽 나선에서는 러시아와 연결되는 자동차 교역로를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

중국과 러시아를 양대 축으로 교역과 물류 등 대외 협력 기반을 넓혀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중·러와의 관계를 통해 대외적 고립을 돌파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고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북러 관계가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오히려 양국 관계는 강화됐다"며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 없이도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통해 북한이 생존해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두 교량을 통해 실제 오가는 물자의 종류와 교류 규모를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이 나온다. 오 선임연구위원은 "두만강 자동차 다리를 통해 어떤 물자가 북한으로 들어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고문도 "교량 개통 이후 실제 물자 교류가 어느 정도 이뤄지는지, 월별·연간 이동 빈도는 어떻게 되는지, 일상적인 생활용품인지, 의료기기 등 전문적인 품목인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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