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조은희 "비정상 집행 드러나면 즉각 환수 조치해야"

[더팩트ㅣ이하린 기자] 경쟁입찰을 추진하겠다며 국비 20억 원을 확보한 사업이 입찰공고 닷새 만에 돌연 취소된 뒤, 사업비 전액이 특정 방송사에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계획보다 사업 규모가 크게 축소됐지만 사업비는 그대로 유지됐고, 사후 결과보고서도 3장에 그쳐 예산 집행 절차 전반의 적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조은희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은평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체부가 2025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긴급 편성한 20억 원 규모의 '국제컨퍼런스 연계 글로벌콘서트 개최 지원' 사업이 경쟁입찰 취소 후 정부광고 방식으로 전환돼 MBC에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은평구는 콘텐츠진흥원에 제출한 간접보조금 교부신청서와 사업계획서에 사업자를 일반경쟁 방식으로 선정하겠다고 명시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12일 은평구는 긴급입찰 공고를 통해 "고도의 전문성·기술성·창의성·예술성이 확보돼야 하는 사업"이라며 제한경쟁 방식을 택했다. 계약 방식은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규정됐다.

그러나 불과 닷새 뒤인 9월 17일, 은평구는 공고를 통해 '중점 과업 내용 변경에 따른 사업 계획 변경'을 사유로 입찰을 취소했다. 당초 핵심 과업이었던 이원생중계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목표였던 1만 명 이상 모객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핵심 과업이 사실상 무산됐음에도 총사업비 20억 원은 한 푼도 줄지 않았다.
의원실에 따르면 이후 은평구는 재입찰 없이 사업 방식 자체를 바꿔 진행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MBC를 방송사로 특정한 뒤 20억 원 전액을 방송협찬비로 집행한 것이다. 당시 문체위 예산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추경 논의 당시 문체부는 ‘특정방송사를 전제로 하기 어렵다’며 공모 방식 진행을 전제했고, 콘텐츠진흥원 역시 경쟁입찰로 보고받았던 사업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뒤집힌 셈이다.
사후 검증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MBC가 은평구에 제출한 결과보고서는 'IFWY 2025 유앤아이 콘서트' 주요 내용과 시청률을 간략히 서술한 1장, 방송 송출 화면 2장이 전부였다.

당초 1만 명 이상을 목표로 했던 현장 관객은 2250명으로 집계됐고, 시청률도 1.1%였다. '전 세계 관객을 하나로 연결하는 글로벌 음악 프로젝트'를 표방했지만, 해외 시청자 수·해외 송출국·국제홍보 효과 등 별도의 효과성 분석은 없었다.
이번 20억 원은 은평구가 지난해 집행한 전체 정부광고비의 약 98%에 달하는 규모다. 사실상 한 해 정부광고 예산 대부분을 한 차례 사업에 투입하고도 광고 효과를 따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조은희 의원은 "경쟁입찰로 집행하겠다고 추경예산을 받아간 뒤 정부광고라는 편법으로 특정 방송사에 20억 원을 직행시켰다면 정상적인 집행이라 보기 어렵다"며 "문체부는 사업추진 과정 전반을 특정감사하고, 비정상적인 집행이 확인되면 즉각 환수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금액 이상의 대규모 정부광고에 대해서는 광고주 요청 여부와 관계없이 효과분석을 의무화해, 국민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반드시 검증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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