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요건 셈법 복잡…군소정당 반발 예상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와 만나 혁신당 등 원내 비교섭단체들의 숙원인 '교섭단체 요건 완화'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과 혁신당이 합당할 것이라면, 그것이 합리적인가"라며 의문을 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과 혁신당이 '하나의 당'이 된다면 자신들에게 유리할 게 없는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굳이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읽히는데, 과거 민주당으로부터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약속받은 군소정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2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당대표 취임 인사차 예방한 신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이같은 취지로 말했다.
김 대표는 신 대표에게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해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만약 혁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하려고 한다면, 교섭단체 요건 완화가 두 당에 합리적인지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 국회의 교섭단체 요건은 전체 의석(300석)의 약 6.67%인 20석이다. 근래 들어선 이같은 교섭단체 요건이 과중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요건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집권 여당이자 국회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으로선 교섭단체 요건 완화가 달갑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정 정당이 국회 교섭단체가 되면 모든 위원회에 간사 1명씩을 파견할 수 있다. 국회 일정 수립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는 셈이다. 이는 민주당 입장에선 국회 운영의 '변수'가 늘어나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교섭단체 요건을 절반인 10석으로 완화하면 혁신당은 단독 교섭단체로 올라서게 되고, 요건을 15석으로만 낮춰도 혁신당과 군소정당 연대에 따른 '연합 교섭단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들어 '실용주의'를 내세우고 있는데, 자신들보다 진보적 성향의 교섭단체가 만들어지면 민주당으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자 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과 함께 국회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 내용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5개 정당이 참여한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 원탁회의'는 이같은 제도 개혁을 조기 대선 이후 추진하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장 원내 군소정당은 약속 이행에 소극적인 민주당에 불만을 품고 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교셉단체 기준 완화와 같은 중요한 정치 개혁 과제를 양당 사이의 거래나 흥정꺼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민주당은, 작년 대선에서 있었던 제정당 및 광장시민들과의 '사회대개혁 약속'에, 그 무엇 하나 제외시키거나 회피할 시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대표의 회견에 배석한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신 대표가 '결선투표 도입과 비례성이 보장되는 선거 제도,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한 개선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김 대표가) '열어놓고 이야기 하자'고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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