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소통 여부는 미확인
비핵화 등 의제 설정 변수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대화 제안에 대한 응답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하반기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축소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북미 접촉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대화 국면 조성을 위해 포석을 깔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인명 구조 유공자 행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김 위원장이 그동안 대화 제안에 응답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가 응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실제로 응답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했다"고 답했다. 다만 응답 시점과 방식,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연이어 언급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김 위원장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오랫동안 한국과 연합 군사훈련을 해 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적었다. 하루 전인 15일에는 2019년 판문점 회동 사진을 게시하며 "김 위원장과 나는 아주 잘 지낸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도 비슷한 메시지는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1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처음 만난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월 백악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북미 간 물밑 접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한미연합훈련 축소 등 북한의 관심 사안을 거론함으로써 대화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일부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방한에 주목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19~20일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과 조현 외교부 장관을 만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 경축사, 왕이 부장 방한 등을 의식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이 앞서 나가지 말라는 메시지와 김 위원장과의 직접 담판을 통한 외교적 성과는 자신의 몫이라는 점 강조하기 위함"이라며 "평화체제 구축 차원에서 (한국이) 왕 부장과의 종전선언 논의 시 미국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김 위원장의 응답이 실제 북미 간 접촉을 의미하는지 확인되지 않아서다. 북한도 18일까지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 내외부 반발이 많아서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 시작 후 외교적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자신의 (외교적) 치적을 위해서라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중 관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전쟁, 미국 국내 정치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의제 설정은 또 다른 난관이 될 전망이다. 과거 북미 협상의 핵심 의제였던 비핵화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북러 밀착도 변수다.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확대하며 외교적 선택지를 넓혀 왔다. 이를 토대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대북제재 완화와 체제 안전 보장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미 간 소통을 확인하긴 어렵다"면서도 "북미 대화가 이뤄지면 한반도 평화 및 페이스메이커 입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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