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하우스·자산 정책 논란 잇달아
"청년 정치인 필요…기득권 내려놔야 민심 회복"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바라보는 청년층의 시선이 싸늘하다. 20대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8·17 전당대회에서도 청년 의제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8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 가운데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4.6%로 지난주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20대(18~29세)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은 22.7%로 전주 대비 10.7%포인트 급락했다. 전 연령대와 지역을 통틀어 가장 큰 낙폭이다.
정치권에서는 청년층 이탈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주거와 자산 형성 등 청년층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현안에서 당정이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꼽는다.
최근 황희 민주당 의원이 폐버스를 개조해 청년 단기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버스하우스'를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청년 주거난 해소를 위한 아이디어라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현실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당 지도부까지 유감을 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자산 형성과 관련한 정책도 청년층의 민감한 지점이다.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과세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투자·절세 정책을 둘러싼 불만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반발이 커지자 관련 법안 조정에 나섰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정부와 더 긴밀히 협의하겠다. 투자자와 청년층 전문가와 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ISA 자산 형성 기능은 더욱 살리겠다"며 "주가 누르기 방지법 역시 우리 당 소속 국회의원의 개별 발의 법안을 두루 살펴 정부와 협의를 통해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추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싸고도 청년 여성층과의 민심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데이트폭력·스토킹·성폭력 등 범죄 피해자의 권리구제 수단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당내 논의가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에 집중되면서 청년 여성층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범죄 피해자 보호 문제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청년층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지만 정작 전당대회에서는 청년 의제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대표 후보들은 '민주당 적통'과 계파 논란 등을 두고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반면 청년 일자리와 주거, 자산 형성 등을 둘러싼 정책이나 메시지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출마자는 <더팩트>에 "우리 당이 놓치고 있는 청년 문제가 많다"며 "당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청년 의제를 발굴해 앞장서야 한다. 그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앞선 경선부터 이어진 청년 정책의 부재를 문제로 꼽았다. 그는 "청년 표를 잡겠다며 계속 청년을 외쳤지만 정작 청년 정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공약은 부족했다"며 "심지어 청년 최고위원 신설안까지 부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을 잡기 위해 청년을 필요로 하면서도 정작 의사결정 과정에서 청년이 참여할 공간은 충분히 만들지 못한 것"이라며 "과거 자신들이 비판했던 기득권 정치의 모습을 답습한다면 청년 세대가 민주당을 외면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당 내부에서는 청년층 사이에서 민주당이 이미 기득권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변화와 개혁을 내세워왔지만 정작 청년층에게는 기존 정치권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청년들이 이제는 민주당을 기득권층으로 보는 것 같다"며 "당이 그 이미지를 깨줘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뚜렷한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청년층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책뿐만 아니라 당내 청년들의 역할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년 문제를 당사자의 시각에서 다룰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을 넓혀야 한다는 취지다. 2030 세대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황 의원의 '버스하우스' 발언도 결국 청년 세대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을 보여준 사례"라며 "현재 민주당과 청년 세대 사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간극이 상당히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청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을 만드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청년 정치인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년·중년·장년 정치인은 있지만 정작 청년 정치인이 자리 잡기는 여전히 어려운 것이 정치권의 현실"이라며 "기존 정치권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한 청년 세대가 정치에 진입하기도, 민주당이 이들의 마음을 다시 얻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3.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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