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무력 강화 정당성…중·러와 입장 맞추기도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통일부는 10일 북한이 대일(對日) 비난 수위를 높이는 데 대해 "자신들의 핵 무력 강화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한편, 역내 안보 사안에 중국·러시아 등과 입장을 같이해 나가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북한은 일본의 군사 동향이라든지 한미일 협력 등에 대해 아태(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위협이라고 주장하며 비난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일 조선중앙통신 논평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비핵 3원칙' 개정 가능성을 내비친 점에 대해 "파렴치한 직설"이라며 "전범국의 핵 무장화"라고 비난했다.
일본의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지난 1967년 사토 에이사쿠 총리의 관련한 선언 이후 역대 내각이 계승한 일본의 핵정책이지만, 다카이치 정부는 이에 대한 수정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엔 "역대로 일본 당국자들은 겉으로는 평화국가를 표방하면서 핵 보유 금지의 문턱을 넘어설 념을 감히 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면서 비핵 3원칙 수정이 공개적으로 제창되고 있다"는 중통 논평도 게재했다.
특히 해당 논평을 통해 "다카이치 정권이 방위백서 초안에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한 주변 나라들을 위협, 도전 등으로 걸고 들었다"며 일본의 방위 전략 변화가 북중 양국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담화로 일본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미일 해상 합동군사연습 등에 대해 "일본의 이러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준동의 배후에 미국이 서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엔 '일본 당국의 핵무기 보유 시도를 규탄한다'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소개하고,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의 '비핵 3원칙을 정책상 방침으로서 견지하고 있다'는 발언을 "서푼짜리 잔꾀"라고 힐난했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일본의 비핵 3원칙 개정 가능성을 고리로 핵보유국 지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비핵화 논의 불가'의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 북한이 역내 안보 문제에 우방국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를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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