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도 등 돌린 조정식 발언…개헌 동력 약화 우려
  • 정채영·서다빈 기자
  • 입력: 2026.08.02 00:00 / 수정: 2026.08.02 00:00
'친명계' 김영진 "사과 필요" 공개 비판
국힘 "장기집권 포석" 정치 공세 확산
정치공방에 개헌 논의 동력 약화 우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개헌 논의는 다시 동력을 얻는 분위기였지만, 조정식 국회의장의 발언 이후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공개홀에서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의견을 듣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개헌 논의는 다시 동력을 얻는 분위기였지만, 조정식 국회의장의 발언 이후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공개홀에서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의견을 듣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도 국민 선택의 문제'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조 의장과 국회의장실이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까지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이재명 정부의 개헌 추진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신중론을 보이던 친명계에서도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되면서 당내 우려는 수면 위로 드러났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 의장의 발언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사과와 입장이 필요하다"며 "여야가 합의해 헌법 개정을 해나가면서 1987년 이후 새로운 헌법 개정의 장을 열자는 큰 방향을 이야기해 왔는데 장애물이 생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우려처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개헌 논의는 다시 동력을 얻는 분위기였다. 특히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지난 5월 개헌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려 했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로 아쉽게 무산됐다. 이후 개헌 논의는 22대 후반기 국회로 넘어갔고, 우 전 의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 의장도 개헌 추진 의지를 거듭 밝히며 논의 재개에 힘을 실어왔다. 여권은 물론 국민의힘을 제외한 야당들도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정치권에서는 과거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관련 발언을 계기로 개헌 논의가 정치 공방으로 번지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조 의장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관련 발언을 계기로 개헌 논의가 정치 공방으로 번지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조 의장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나 이번 발언으로 개헌 논의는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적 의도를 둘러싼 공방이 확산하면서, 어렵게 형성된 여야 공감대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조 의장의 발언은 야권 공세의 빌미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발언 직후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장기집권 포석"이라고 주장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민주당이 추진하려던 개헌 논의도 제도 개선보다는 정치적 공방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친명계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아직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당분간은 개헌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국민적 반감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범여권 관계자는 "괜한 발언으로 국민의힘에 좋은 공격 명분만 제공한 셈"이라며 "조 의장은 국회의장이기도 하지만 친명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만큼 대통령실이나 당의 기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1987년 헌법 체제에서 대통령 단임제가 갖는 상징성이 큰 상황에서 6선 정치인이 그런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것 자체가 야권에 빌미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으로 개헌 추진 동력이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에서 개헌 논의는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개헌을 꺼내면 나라가 다시 개헌 찬반으로 갈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 핵심 인사로 꼽히는 조 의장이 그런 발언을 했는데 뒤늦게 아니라고 해명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쉽게 받아들이겠느냐"며 "조 의장 발언으로 이재명 정부의 개헌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개헌 추진 동력도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됐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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