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향민' 명칭 반발…탈북민 단체, 유엔인권위에 진정
  • 정소영 기자
  • 입력: 2026.07.31 16:58 / 수정: 2026.07.31 16:58
인권위 권고에도 이어진 북향민 명칭 변경 논란
통일부 "인권위 각하한 사안…정치화 도움 안 돼"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단체가 31일 탈북민을 북향민으로 변경하는 통일부 방침에 반발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종로=정소영 기자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단체가 31일 탈북민을 북향민으로 변경하는 통일부 방침에 반발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종로=정소영 기자

[더팩트ㅣ종로=정소영 기자]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단체가 탈북민을 북향민으로 변경하는 통일부 방침에 반발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통일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각하한 사안"이라며 "취지를 왜곡하고 정치화하는 활동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유감을 표했다.

사단법인 북한이탈주민중앙회는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탈북민 명칭 변경 추진에 대한 진정서를 OHCHR에 냈다.

최정훈 북한이탈주민중앙회 회장은 "탈북민 명칭을 우리 의견과 무관하게, 일부 몇 명 안 되는 탈북민 앞세워서 북향민으로 (바꾸고) 이 단어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당사자 의견 반영해야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7월 14일(북한이탈주민의 날) 또 북향민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많은 탈북민이 통일부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라며 "탈북민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북향민이 아닌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덧붙였다.

최정훈 북한이탈주민중앙회 회장은 31일 탈북민 명칭을 우리 의견과 무관하게, 일부 몇 명 안 되는 탈북민 앞세워서 북향민으로 (바꾸고) 이 단어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4월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로비에서 발언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최정훈 북한이탈주민중앙회 회장은 31일 "탈북민 명칭을 우리 의견과 무관하게, 일부 몇 명 안 되는 탈북민 앞세워서 북향민으로 (바꾸고) 이 단어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4월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로비에서 발언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같은 단체 이시영 이사는 "탈북민이라는 명칭을 고집하는 이유는 오늘도 북한에서 선크림도 모르고, 배고파 다이어트도 모른 채 살아가는 고향의 형제들을 잊지 말자는 뜻"이라며 "우리는 고향의 형제와 친구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지만 너희를 잊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도 너희를 구출하기 위해 오늘도 애쓰고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 탈북민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택 사무총장은 정 장관을 향해 "탈북민들의 권리를 짓밟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 사회에 정착해 살아가는 탈북민들을 위해 국민 세금 탕진하며 명칭을 북향민으로 바꾸는 것이 탈북민을 돕는 일이 아니다"라며 "아직도 밤마다 고문 받던 기억에 악몽을 꾸며 잠에서 깨는 탈북민들, 중국에서 강제 인신매매를 당해 자식들과 헤어져 찾고 있는 탈북민들과 마음을 나누고 손을 잡아주는 것이 탈북민을 돕는 일이며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사자인 우리가 싫다고 하는데 왜 바꾸려고 하느냐"며 "정 장관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남향민으로 살아가라"라고 말했다.

허광일 고문도 "정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국가론에 제일 먼저 편승해 대한민국 간첩 울고 갈 반역적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이날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통일부 앞에서 정 장관을 퇴진시키기 위해 단식과 농성을 해나가며 정 장관 퇴진을 추진시킬 것"이라고 질타했다.

통일부는 31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각하 결정을 내린 사안임에도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하며 진정을 제기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사진은 이날 북한이탈주민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종로=정소영 기자
통일부는 31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각하 결정을 내린 사안임에도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하며 진정을 제기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사진은 이날 북한이탈주민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종로=정소영 기자

통일부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각하 결정을 내린 사안임에도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하며 진정을 제기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기존 탈북자나 탈북민 명칭은 부정적 어감과 낙인효과 등으로 오래전부터 변경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향민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우리 사회로의 통합 강화를 위해 명칭 변경을 추진한 취지를 왜곡하고 정치화하는 활동은 북향민의 우리 사회 정착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는 우리 사회의 북향민에 대한 인식 개선과 통합 강화를 위해 북향민 용어 사용을 장려하고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14일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이탈주민을 북향민으로 부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같은 달 2일 정 장관에게 북향민 명칭 사용 추진 과정에서 당사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공론화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라고 권고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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