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명' 교섭단체 완화론 재점화…조국혁신당 활로 열리나
  • 이하린 기자
  • 입력: 2026.07.30 06:00 / 수정: 2026.07.30 06:00
與 송영길이 띄워…'정치개혁' 필요성 수면 위로
교섭단체 지위 획득 시 정치적 변화 多
양당 기득권 카르텔…실현 가능성 낮아
반세기 넘게 유지되고 있는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후보인 6선 송영길 의원이 이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다. 사진은 신장식 조국혁신당 신임 대표(오른쪽)가 28일 국회에서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하며 인사말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반세기 넘게 유지되고 있는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후보인 6선 송영길 의원이 이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다. 사진은 신장식 조국혁신당 신임 대표(오른쪽)가 28일 국회에서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하며 인사말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반세기 넘게 유지되고 있는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후보인 6선 송영길 의원이 이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다.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비교섭단체인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획득해 새로운 활로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역대 국회에서 이같은 시도가 번번이 무산된 전례가 있어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 등 원내 비교섭단체를 중심으로 교섭단체 구성 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개혁이 현실화하기 위해선 원내 교섭단체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여당인 민주당 경선 후보가 먼저 관련 공약을 들고 나오면서 논의에 불이 붙고 있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다음 달 17일 치러지는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현행 20명에서 10명으로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을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2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상정됐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 국회법상 교섭단체 구성 요건은 20명 이상이다. 이 기준은 1973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 선포 이후 53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 '교섭단체'라는 용어가 국회법에 처음 등장한 1963년 제6대 국회 당시 기준은 10명 이상이었으나, 유신 직후인 제9대 국회에서 20명으로 높아진 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 기준에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교섭단체 요건이 10명으로 낮아질 경우, 현재 의석 12석을 보유 중인 조국혁신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이 때문에 조국 전 대표를 포함해 혁신당은 지난해부터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신장식 대표와 김준형 원내대표 등 혁신당 신임 지도부은 조정식 국회의장과 면담 때마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피력했다.

김선민 혁신당 정책위의장은 <더팩트>와 만나 "지난해부터 올해도 '교섭단체 정상화' 이야기를 계속 해왔지만 논의 진전이 없어 실망스럽다"며 "다시 논의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리미리 준비해야지, 선거 다가와서는 특위를 꾸린다고 해도 충분히 논의하지 못하고 끝난다"고 강조했다.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들이 겪는 실질적 불이익이 적지 않아 이들은 중심으로 교섭단체 기준 완화에 대한 요구가 정치권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개혁진보 4당(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원들이 지난 4월 17일 국회에서 정개특위 대응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김성렬 기자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들이 겪는 실질적 불이익이 적지 않아 이들은 중심으로 교섭단체 기준 완화에 대한 요구가 정치권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개혁진보 4당(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원들이 지난 4월 17일 국회에서 '정개특위 대응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김성렬 기자

교섭단체 기준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끊이지 않는 이유는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들이 겪는 실질적 불이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라 국고보조금 50%는 교섭단체 구성 정당에 우선 배분된다. 나머지 50%도 의석 수와 직전 선거 득표율에 따라 배분되기 때문에 비교섭단체는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보조금을 받는다. 교섭단체에만 배정되는 정책연구위원도 둘 수 없다. 상임위 배정에도 의원 전문성과 무관하게 임의 배정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13대 국회에서 제22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원내 1석이라도 확보한 정당의 수는 평균 5개였지만,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의 수는 평균 2.6개에 불과했다. 동기간 비교섭단체 의석 비율은 평균 6.7%였다. 이를 고려하면 평균 19.9명의 국회의원이 의사운영 관련 주요 사항 결정에서 배제돼 왔다는 것이 조사처의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교섭단체 완화 시도가 번번이 무산되는 배경에는 거대 양당의 이해관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중동 사태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정치권에서는 교섭단체 완화 시도가 번번이 무산되는 배경에는 거대 양당의 이해관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중동 사태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교섭단체 구성 기준은 현저히 높다. 독일의 경우 전체 의석의 5% 이상, 일본은 2명 이상이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 프랑스의 경우 2009년 개헌을 통해 기존 20석에서 15석으로 완화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는 국회 운영 및 원내 협상 비용을 시킨다는 반대의견도 있지만, 소수정당의 의사운영 참여를 확대함으로서 국회운영의 민주성과 대표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역대 국회에서 교섭단체 기준 완화 시도는 반복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앞선 보고서에 따르면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16대 국회 이후 한 대(代)도 빠짐없이 발의됐지만, 모두 임기만료 폐기됐다.

정치권에서는 교섭단체 완화 시도 무산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거대 양당의 이해관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통화에서 "기득권을 가진 두 정당이 싫어하기 때문"이라며 "국회의원들이 법을 바꿔야 하는데,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양당 의원들이 기존 제도에서 가장 이득을 보고 있어 (교섭단체 기준 완화가) 실현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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