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관리냐, 北 견제냐…中 왕이 내달 방한 '주목'
  • 정소영 기자
  • 입력: 2026.07.30 06:00 / 수정: 2026.07.30 06:00
이재명 정부 첫 中 최고위급 방한
서해·북핵 주요 현안 논의 가능성
정부 협상 전략 구체화 요구 커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이 내달 19∼20일 방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9월 17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부장을 만났던 모습. /신화. 뉴시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이 내달 19∼20일 방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9월 17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부장을 만났던 모습. /신화. 뉴시스.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내달 19∼20일 방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협력 강화와 북러 밀착 속 양국 관계 강화 방안이 조율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왕 부장 방한 일정을 막판 조율하고 있으며, 해당 일정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올해 1월 방중 후 중국 최고위급 인사의 첫 방한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왕이 부장 방한을 추진해 왔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한을 중국의 전략적 행보로 해석한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이 우리 정부의 대만 관련 언급, 한미동맹 강화 기조 속에서 불편한 기류를 보여 왔는데 이 같은 기류가 장기화하면 한국이 미국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우려했을 것"이라며 "한중 관계를 관리할 필요성이 커졌다"라고 분석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국제지역전략학과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 참석과 한미·한일 관계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북중 간 고위급 접촉도 이어졌다"며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부각해 한반도 내 균형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중국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으로선 한국과의 관계를 활용해 북한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내달 한중수교 34주년과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 정상 간 합의 사항을 구체화하는 후속 협의 성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불법조업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이 됐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공식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동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불법조업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이 됐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공식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동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왕이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와 북핵 등 양국 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불법조업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이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연평도 평화전망대에서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 상황을 점검하는 도중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실태를 보고받고 "우리도 단속 선박을 상주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냥 방치하면 안 될 것 같다. 대낮에 너무 심하지 않나"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정례브리핑에서 "한중 간 해역의 안정과 양호한 어업 생산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양국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왕이 부장이 한미 협력 강화에 대응해 한중 협력 확대를 적극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최근 중국 매체에서는 한미 협력을 비중 있게 다루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며 "한국이 미국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인 만큼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협력 의제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주요 의제별 협상 전략을 정교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종걸 한중문화협회 회장은 "왕이 부장의 방한은 국빈 방문에 준하는 무게감을 지니기에 그간 양국이 조율해 온 현안들이 구체화되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며 "정부가 이를 외교적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왕이 부장 방한에 대해 중국 측과 실무적으로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올해 1월 한중 정상회담 후속조치 이행 등을 위한 왕이 부장의 방한에 대해선 환영한다"고 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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