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의 최장 심사 기간을 현행 33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의회 폭거"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한 가운데, 여당 주도로 의결됐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해 가결했다.
현행 국회법상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은 상임위원회 심사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 90일, 본회의 부의 후 상정까지 60일 등 본회의 표결에 이르기까지 최장 330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임위 심사 기간은 60일, 법사위 심사는 30일로 각각 축소된다. 아울러 본회의 부의 이후에는 별도의 대기 기간(60일) 없이 '부의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즉시 상정하도록 변경된다.
여야는 심의 과정에서 거세게 충돌했다. 운영위 야당 간사인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외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법안 통과 건수는 20대 국회 기준 9138건, 무려 1만 건에 가까운 반면 미국은 1000건, 일본은 500건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법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없다"라며 "이렇다 보니 국민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률 제개정이 계모임의 규정보다 더 쉽게 만들어지고 고쳐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박충권 의원도 "패스트트랙까지 330일을 90일로 줄여서 국민의힘이 가진 상임위원장 권한을 없애서 일당독재를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차라리 그냥 일당 독재국회 다 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항의의 뜻으로 일제히 회의장을 퇴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의 입법 효율성 향상과 '일하는 국회' 구현을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맞섰다. 여당 간사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일반법이 평균 310일 정도 소요되는데, 패스트트랙법은 330일이 소요되게 돼 있다. 그만큼 효용성을 상실한 법"이라며 "세계는 지금 반도체·AI 전쟁으로 이르렀고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속도감 있게 국회가 움직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졌다. 천 의원은 "빠른 입법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른 입법"이라며 "패스트트랙 제도를 일부 손보더라도 일반적인 법안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합의 처리되는 법안의 심사 기간에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기간으로 확 줄여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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