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6·3 지방선거 이후 야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떠올랐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데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보수 진영의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핵심 주자들의 입지가 동시에 흔들림에 따라 당분간 야권 내 역학구도에 재편과 함께 차기 주도권을 둘러싼 물밑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2일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오 시장의 판결은 보수 진영 차기 구도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오 시장 측은 항소심에서 법리를 다투겠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판결 확정 전까지 법적·정치적 리스크를 안게 되면서 향후 행보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만약 1심 판결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시장직 상실은 물론,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2030년 차기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엄경영 정치평론가는 "상급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보수 재편 논의나 주요 이슈가 사실상 현상 유지 상태로 올스톱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는 의원들의 관망세나 선택 유보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유력 주자인 한 의원의 당 복귀 문제 역시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기류다. 당 지도부와의 명분 싸움으로 복당 절차가 지연되면서 외곽에서의 독자 행보가 길어질수록 세 확장에 한계가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당장 구체적인 움직임 계획은 없지만 당내 여론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선두 주자들의 동반 부진과 리스크로 독주 체제가 무너지자 당내 의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당권과 차기 공천권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기 결집에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 원내 다수 의원은 당분간 관망 모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공백기를 틈타 '제3의 대안'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새롭게 부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중도 확장성과 수도권 표심을 갖춘 새로운 인물로 시선이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강성 당원층의 지지를 받는 당내 기존 기득권 구도와 중도층 호소력을 갖춘 주자군 간의 타협점이 모색될 수 있다"며 "수도권 기반이자 내란 세력과 거리를 둔 안철수 의원이나 중도 외연 확장성이 있는 유승민 전 의원, 당내 변화를 모색하는 윤상현 의원 등이 차기 구도에서 새롭게 조명받거나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외곽에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역시 변수로 거론된다.
한편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단기적으로는 현 당권을 쥐고 있는 '장동혁 대표 체제'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엄 평론가는 "유력 주자들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당내 의원들이 무리한 이동보다 현 지도부 우산 아래 머무는 유보적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는 장동혁 체제가 탄력을 받으며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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