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 외쳤지만…민주 전대 곳곳 '청년 논란'
  • 정채영·서다빈 기자
  • 입력: 2026.07.21 00:00 / 수정: 2026.07.21 00:00
기탁금 500→2000만원…청년 부담 가중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 무산에 비판 확산
후보·李 대통령 문제 제기…재논의 착수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당권주자인 김민석(왼쪽부터) 전 국무총리, 고민정 의원, 정청래 전 대표, 김보미 전 강진군 의원, 송영길 의원 등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당권주자인 김민석(왼쪽부터) 전 국무총리, 고민정 의원, 정청래 전 대표, 김보미 전 강진군 의원, 송영길 의원 등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년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청년 정치 확대의 상징으로 거론됐던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는 무산됐고, 최고위원 후보 기탁금은 최대 4배까지 인상되면서 청년 정치인의 출마 문턱이 높아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내에서는 기탁금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탁금 조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기탁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제도 재검토에 착수한 것이다.

논란의 발단은 예비경선 기탁금의 대폭 인상이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받으며 예비경선 기탁금을 각각 2000만 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2022년 전당대회 당시 당대표 후보 1500만 원, 최고위원 후보 5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고위원 예비경선 기탁금은 4배 오른 셈이다. 본경선에 진출하면 당대표 후보는 1억 원, 최고위원 후보는 5000만 원의 기탁금을 내야 한다.

기탁금 감면 대상도 축소됐다. 지난해까지는 청년과 장애인에게 감면 혜택이 적용됐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만 39세 이하 원외 청년에게만 50% 감면이 적용된다. 당규에 따르면 기탁금은 특별당비로 처리돼 후보가 중도 사퇴하더라도 반환되지 않는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증가에 따른 전당대회 운영 비용 상승을 인상 배경으로 설명한다. 권리당원 증가로 선거 관리 비용이 늘어 기탁금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2024년과 지난해 기탁금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은 이재명 당시 당대표 시절 선거공영화 취지로 기탁금을 인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위원 예비경선 기탁금이 한 번에 4배 인상되자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특히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 도입이 무산된 상황에서 청년·원외 정치인의 출마 부담까지 키웠다는 비판이다.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출신인 김형남 최고위원 예비후보는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자값이 100원만 올라도 회사는 설명을 하는데 우리 당은 기탁금을 4배씩 올리면서도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당대표 시절 선거공영제 취지로 기탁금을 인하했던 만큼 이러한 취지는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기탁금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같은 날 최고위원 예비후보인 정민철 후보도 SNS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청년이나 정치신인이 출마하려면 금수저이거나 예비경선 기탁금 2000만 원(청년 1000만 원)을 가볍게 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후원회 등록부터 계좌 개설까지 일주일가량이 소요되는 절차를 설명하며 "청년과 정치 신인에게는 기탁금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SNS에서 청년 후보들의 기탁금 부담이 커진 점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당 재정 여건과 청년 정책 배려를 고려해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제안했다.

기탁금 논란에 앞서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도 무산됐다. 사진은 지난 3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관계 기구 청년 정책 제안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남용희 기자
기탁금 논란에 앞서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도 무산됐다. 사진은 지난 3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관계 기구 청년 정책 제안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남용희 기자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청년 최고위원 신설을 추진했지만 당내 이견으로 최종 무산됐다. 당내에서는 청년 몫 확대가 무산된 데 이어 기탁금까지 대폭 오르면서 청년 정치 확대 기조가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청년 최고위원 도입도 무산됐고 기탁금은 청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랐다"며 "청년 정치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제도는 청년의 진입 장벽만 높인 셈"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히 기탁금 인상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의 청년 정치 기조와 실제 제도 운영 간 괴리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민주당이 이미 기득권 정당이 됐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민주당에게 청년은 1980년대 이후 사장된 언어와 같다. 청년은 얼굴마담일 뿐, 정작 청년을 중용해도 그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당내에서는 기탁금 인상에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설명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권리당원이 많이 늘어나면서 전당대회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후보들이 일정 부분 비용을 분담하자는 취지에서 기탁금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청년들의 불만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며 "21일 선관위 회의에서 기탁금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인상 결정 과정이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도 당내에서 나온다. 선관위 업무를 맡았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기탁금을 이렇게 큰 폭으로, 그것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올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특정 후보나 부적절하다고 판단,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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