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의신청권 <하>] "없는 것보단 낫지만"…수사 공백 불가피
  • 정채영·서다빈 기자
  • 입력: 2026.07.20 00:00 / 수정: 2026.07.20 00:00
"보완수사권 대체하기엔 기능 자체 달라"
부실수사·의도적 미수사는 실효성 한계
"경찰 통제장치·역량 강화 함께 이뤄져야"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권리구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고발인 이의신청권 부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김한규, 김승원, 박상혁,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하는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권리구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고발인 이의신청권 부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김한규, 김승원, 박상혁,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하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고발인 이의신청권 부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법조계에서는 피해자의 권리구제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어도 보완수사권 폐지로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최근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인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권리구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고발인 이의신청권과 피해자 재정신청 제도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고발인 이의신청권은 2022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당시 민주당이 폐지했지만,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권리구제 공백을 줄이기 위해 현행 고소인과 같은 이의신청 절차를 다시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법제사법위원회는 고발인의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검찰이 사건기록을 검토한 뒤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에도 검찰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입장으로 사실상 보완수사 요구권과 동일하다.

고발인 이의신청권 부활만으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45차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고발인 이의신청권 부활만으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45차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법조계에서는 고발인 이의신청권이 보완수사권을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고발인 이의신청은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한해 다시 검토를 요청하는 절차인 반면, 보완수사권은 검찰이 송치된 사건에서도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인 만큼 기능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차장검사 출신 권내건 법무법인 트리니티 변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실제 사건에서 보완수사권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경찰이 단순히 수사 방법을 잘못 선택한 경우라면 보완수사 요구로 바로잡을 수 있지만, 수사 의지가 없거나 의도적인 부실수사가 이뤄진 경우에는 같은 수사기관에 사건을 다시 돌려보내는 것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사 인력과 조직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수사팀을 교체하거나 다른 기관에 사건을 맡기는 방안도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 변호사는 "서울처럼 수사팀과 기관이 많은 곳은 다른 선택지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규모가 작은 지역에서는 결국 같은 조직 안에서 사건을 다시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발인 이의신청권은 형식적인 보완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발인 이의신청권과 보완수사권은 기능 자체가 다른 제도라는 의견도 있다. 위종욱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이의신청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해서 재검토를 요구하는 절차인 반면,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하여 검찰이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라며 "적용 대상과 기능이 다른 만큼 이의신청권만으로 보완수사권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해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와 수사 역량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법안심사자료가 놓여 있는 모습. /뉴시스
일각에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해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와 수사 역량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법안심사자료가 놓여 있는 모습. /뉴시스

이에 따라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하더라도 고발인 이의신청권 부활에 그칠 것이 아니라 경찰 수사에 대한 별도의 통제 장치와 수사 역량 강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수사본부의 내부 통제 기능을 강화하거나 법률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등 필요할 경우 다른 수사기관이 사건을 다시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형사사법 절차는 특정 권한 하나를 없애고 다른 제도 하나를 넣는 방식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체 체계가 정합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놓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상태에서 일부 제도만 덧붙이는 방식으로는 수사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고발인 이의신청권만 부활한다면 오히려 수사기관의 업무 부담을 키워 수사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법사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보완수사권 폐지의 핵심은 피해자 권리구제인데, 고발인 이의신청권 부활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느냐"며 "무분별한 이의신청이 늘어나면 수사기관의 업무가 과중돼 수사 지연과 피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haezero@tf.co.kr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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