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 새 뇌관 '보완수사권'…후보들 엇갈린 셈법
  • 정채영·서다빈 기자
  • 입력: 2026.07.16 00:00 / 수정: 2026.07.16 00:00
고민정 '예외적 존치' 개정안 공동발의
의총서 제한적 보완수사권 필요성 제기
친청 "완전 폐지"…당내 노선 차 뚜렷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당내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배정한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당내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논쟁이 전당대회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당대표 후보들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예외적 존치'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면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노선 차이도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홍기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소법 개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 개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와 보이스피싱 등 일부 사건에 한해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 의원은 특정강력범죄와 아동·청소년·장애인·노인학대,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 구속사건이나 공소시효 임박 사건, 사건 병합이나 피해자 이의신청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검찰의 보완수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1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예외적·제한적 보완수사권을 남겨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언에 나선 15명의 의원 중 약 10명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우려를 나타내거나 제한적 존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고민정 의원. /배정한 기자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고민정 의원. /배정한 기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당론으로 확정된 사안인지 재확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원내지도부는 "확인 결과 당론으로 추인된 것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민주당의 사실상 당론으로 받아들여졌던 것과는 다른 설명이어서 향후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과 지지층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최민희 의원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이 명령한다!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의원총회에서 보완수사권 존치 의견이 다수 제기된 것에 대해 또 다른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 전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말 심각하다. 갑자기 왜 이런 분위기가 됐는지 우울하다"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기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고 의원도 SNS에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로 성폭력 범죄나 장애인·아동 등 사회적 약자가 겪을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법사위 논의 등을 통해 해소돼야 한다"며 "문제 제기만으로 반개혁 세력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하면 토론이 불가능하다. 당대표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국민에게 미칠 문제점이 보이는 만큼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것은 양심의 문제였다"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후보들이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예외적 존치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후보들이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예외적 존치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 숙의를 주문한 가운데,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을 통해 검찰개혁을 총괄해 온 김민석 전 국무총리도 보완수사권 문제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국회에 공을 넘긴 바 있다.

사실상 친명(친이재명)계 일각에서는 보완수사권의 예외적 존치 필요성을 언급하는 반면, 친청(친정청래)계는 전면 폐지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내 노선 차이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가장 큰 변수는 보완수사권 문제"라며 "김 전 총리는 유보적인 입장인 반면 정 전 대표는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 당원들은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지 않는 쪽이 더 많다고 본다. 김 전 총리가 앞서가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 투표에서는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정 전 대표가 상당히 따라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정한 기자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정한 기자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 전 대표의 지지층은 민주당이 더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주길 바라는 성향이 강하다"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같은 의제를 통해 당을 강하게 이끌어가길 기대하는 만큼, 정 전 대표도 이런 지지층의 요구를 의식해 더욱 선명한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앞세운 선명성 경쟁이 중도층과 괴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호남권 민주당 의원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도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숙의하라고 했는데 정 전 대표는 곧바로 SNS에 '완전 폐지'를 올렸다. 사실상 대통령에 들이받은 것 아니냐"고 짚었다. 이어 "국민들은 중간에 있다. 중도를 바라보는 정치를 해야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는 국민의힘의 '윤 어게인'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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