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안규백, '탈영' 의혹 거짓이어야 산다
  • 이철영 기자
  • 입력: 2026.07.10 00:00 / 수정: 2026.07.10 00:00
안 장관, 병적기록 공개해야…靑, 인사검증 당시 몰랐나?
진위 따라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치명상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군 복무 기간을 둘러싼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단기사병이었던 안 장관이 14개월이 아닌 22개월 복무 후 소집해제된 이유로 탈영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1일 국방부에서 열린 2026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발언하는 안 장관. /뉴시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군 복무 기간을 둘러싼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단기사병이었던 안 장관이 14개월이 아닌 22개월 복무 후 소집해제된 이유로 '탈영'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1일 국방부에서 열린 2026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발언하는 안 장관. /뉴시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몇 해 전 넷플릭스 드라마 'D.P.'(Deserter Pursuit)) 방영 직후 온라인 등에서 'PTSD 온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군대 내에서 벌어진 가혹행위 등이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지역도 학력도 다른 낯선 청춘들을 한 공간에 모아놓고 계급을 나눴으니, 일부 병사들의 가혹행위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게 지독한 현실일 테다.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밖에서 만나기만 해봐'라는 마음의 소리도.

드라마 'D.P.'가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PTSD를 줬다면 요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둘러싼 '탈영' 의혹은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도 제기됐던 의혹이 최근 다시 부상하면서다.

지난 6일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규백 장관이 1984년경에 육군 35보병사단 고창군 대산면 중대에서 방위병으로 복무하던 중 소속 부대장의 위법한 동의를 받아 7개월간 무단으로 군무를 이탈했다"며 "헌병대가 서울까지 와서 (안 장관을) 잡아갔다. 잡혀서 30일간 구금이 됐고 군무이탈 기간 7개월을 합쳐 총 8개월을 추가 복무해 소집된 지 22개월 만인 1985년 8월 31일 소집 해제된 것"이라며 병적 자료 공개를 촉구했다.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배정한 기자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배정한 기자

지난해 7월 15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병무 행정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복무 중 근무지 이탈이나 영창 입소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안 장관의 해명은 이렇다. 1985년 1월 4일, 정상적으로 14개월을 복무한 뒤 소집해제 돼 3월(대학)에 복학했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군 복무 당시 군 내부 조사를 3일 받았다는 이유로 3일을 더 복무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아 대학 방학 기간인 1985년 8월에 3일을 추가 복무했다. 그 결과 1983년 11월부터 1985년 8월까지 내리 22개월을 복무한 것처럼 잘못 기재되었다는 게 안 장관의 설명이다. 차라리 병적 기록을 공개했으면 깔끔했을 일이다. 무엇이 문제여서 공개하지 않아 이 사달을 냈을까.

인사청문회 당시 안 장관의 해명도 사실 석연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대체로 '탈영 아니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듯싶다. 안 장관의 해명이 시원치 않으니 같은 다시 의혹이 불거진 건 어쩌면 당연하다. 물론, 이번엔 야당인 국민의힘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태도여서 의혹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안 장관은 자신에게 불거진 '탈영' 의혹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사실 매우 엄중하다. 군 지휘관과 45만 장병을 대표하는 국방부 장관이기 때문이다. 안 장관이 국방부가 아닌 다른 부처였다면 이정도의 파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난해 10월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열병 차량에 탑승해 사열하던 이재명 대통령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 /청와대
지난해 10월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열병 차량에 탑승해 사열하던 이재명 대통령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 /청와대

그렇다면 안 장관 의혹은 왜 심각할까.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큰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만약 '탈영' 의혹이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몰랐거나, 알고도 무시했다면? 치명적이다. 안 장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본인의 정치생명은 물론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땅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대통령이 안 장관 의혹을 알고도 임명했다면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일 제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군인에게 있어 최고의 덕목이자 가치인 명예도 바로 국민의 신뢰에서 나오는 것",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보다 더 강한 군대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안 장관 의혹의 사실 여부에 따라 이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의 신뢰'를 져버리게 될 수도 있다.

안 장관 '탈영' 의혹이 불러올 정치적 파장은 안 봐도 뻔하다. 대한민국에서 군 문제는 가장 예민한 부문이다. 고위공직자의 군 관련 문제라면 국민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국민적 PTSD다.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 후 안 장관을 임명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논란은 없었다. 이제는 엎질러진 물로 주워 담을 수도 없다. 이 대통령이나 정부 그리고 여당이 기대할 수 있는 건 안 장관의 '탈영' 의혹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것뿐이다.

cuba2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