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친한(친한동훈)계와 개혁파 의원들을 겨냥한 징계 심사에 착수했다. 6·3 지방선거 이후 '당 기강 확립'을 내걸고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장동혁 대표와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하는 원내 사령탑으로서 당내 분열을 최소화해야 하는 정점식 원내대표 간의 미묘한 입장차가 다시 떠오르는 모양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날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지방선거 전후 제소된 당내 인사 수십 명에 대한 징계 안건 및 대상 선별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심사 대상에는 지난 선거 과정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운 의혹을 받는 진종오·배현진·박정훈·안상훈·우재준 의원 등 친한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온 개혁 성향 초·재선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김용태·김재섭 의원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선거 이후 흔들리는 당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이들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장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해당행위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복당을 영구히 금지해야 한다"며 단호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거 김종혁 전 최고위원과 배현진 의원 징계 당시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제동이 걸렸던 전례를 감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송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이번에는 법적 다툼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고 혐의가 명확한 대상을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제명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 의원을 공개 지지하며 "징계가 무서워 피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진종오 의원이나, 국회부의장 선거 과정에서 경쟁자인 박덕흠 의원을 두고 '내란 동조 세력은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으로 징계 요청서가 접수된 조경태 의원 등이 우선 심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반면 여당과의 원내 협상과 대여 투쟁을 이끌어야 하는 정 원내대표는 이번 징계 정국이 가져올 계파 갈등의 확산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원내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아예 징계 자체를 하지 말자는 취지는 아니다. 당 기강 확립을 위한 최소한의 징계는 필요하지만,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력을 약화시키거나 다른 의원들의 정상적인 정치 활동에 해를 끼치는 명백한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원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징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정치적 보복이나 이른바 '징계 정치'는 안 된다는 것이 원내 다수의 중론"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중진 의원들 역시 징계가 대규모로 현실화할 경우 당이 다시 깊은 계파 갈등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정 원내대표 선출 이후 지금까지 고비 국면에서도 큰 잡음 없이 원내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다"며 "정 원내대표가 양쪽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추고 있는 만큼, 이번 징계 정국에서도 당의 와해를 막는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지방선거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고도 당내 갈등에만 매몰된 모습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치겠나"라고 토로했다.
4선 중진인 이종배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구성원을 징계해서 세우겠다는 기강은 당에 질서가 아니라 대립과 갈등만 가져올 것"이라며 장 대표와 윤리위를 향해 "지금이라도 징계를 철회하고 구성원들의 언로를 보장하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