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계파전 양상을 띠는 민주당 전대에서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친문재인(친문)계 지원을 받아 연임에 성공할 경우 '문재인 정부 황태자'였던 조 전 대표에게 새로운 정치적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민주당 인사는 지난 3일 <더팩트>와 만나 "조 전 대표는 내심 이번 민주당 당권 경쟁에서 정 전 대표가 승리하길 바라지 않겠느냐"며 "혁신당은 '독자 생존'의 길이 험난해지는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민주당 당권 주자 중 혁신당에 가장 호의적인 인물이 정 전 대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혁신당의 독자 생존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게 정치권 주된 시각이다. 혁신당은 지난 2024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비례대표 의석 12석을 얻는 등 일약 원내 제3당 지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후 존재감 부각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지지율 정체에 빠져 있다. 조 전 대표도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와 김용남 민주당 후보에 밀려 3위로 낙선하면서 정치적 위상이 크게 실추된 상태다.
혁신당의 더 큰 문제는 마땅한 반전 계기를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에선 '탄핵'을 외치면서 존재감 부각에 나설 수 있었지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금은 혁신당 운신 폭이 크게 좁아졌다"며 "다음 혁신당 전대에서 조 전 대표 외에 새로운 인물이 나와 혁신당을 이끌 것이란 기대도 없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의외로 혁신당과 조 전 대표의 새로운 활로가 민주당 전대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전제는 정 전 대표의 당권 연임이다. 정 전 대표는 당대표 임기 중 합당을 제안하는 등 혁신당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해왔던 인물이다. 만약 정 전 대표가 당권 연임에 성공할 경우, 민주당 내부 반발에 중단됐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재추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범민주진보연합으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돌파하자"며 진보 진영의 연대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향후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이 현실화하면 범여권의 차기 주자 레이스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 획득을 노리는 정 전 대표는 친이재명(친명)계와 더불어 당내 최대 계파 중 하나로 알려진 친문계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만약 정 전 대표가 친문계의 지원 아래 당권 연임에 성공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황태자였던 조 전 대표의 범여권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정 전 대표의 전대 승리는 또 다른 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영향력을 억제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전 총리와 조 전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보 진영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지속 거론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정 전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 당 대 당 통합은 기정사실이 되고, 조 전 대표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며 "(조 전 대표가) 2028년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될 경우, 유력한 범여권 대선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