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인력 운영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선거사무를 위해 차출된 국가·지방공무원과 교직원 등 공공부문 인력이 최근 전국 단위 선거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거 현장의 지방공무원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선관위의 자체 인력 확충과 함께 공무원 차출에 의존하는 현행 선거 인력 운영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더팩트>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선거별 투·개표사무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제9회 지방선거에서 선거사무에 투입된 국가·지방공무원과 교육공무원 등 공공부문 인력은 모두 27만7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22만1703명보다 21.8% 증가한 규모다. 제20대 대선(19만3669명), 제21대 총선(22만1232명), 제21대 대선(22만3560명), 제22대 총선(23만7763명) 등을 포함한 최근 전국 단위 선거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8회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국가공무원은 8062명에서 1만2105명으로 50.1% 증가했고, 지방공무원은 18만2710명에서 21만5117명으로 17.7% 늘었다.
공공기관 직원도 5330명에서 9162명으로 71.9% 증가했다. 반면 선관위가 위촉하는 공정·중립 인사는 같은 기간 17만2028명에서 12만6539명으로 4만5489명 감소했다.

선거 현장의 핵심 업무 역시 대부분 지방공무원이 담당했다. 투표소 책임자인 투표관리관은 전체 1만4288명 가운데 1만4235명(99.6%)이 지방공무원이었으며, 전국 사전투표관리관 7142명은 모두 지방공무원으로 배치됐다. 선거 당일 투표소 운영 책임을 사실상 지방공무원이 맡은 셈이다.
지방공무원이 선거 업무를 사실상 떠맡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선관위의 자체 인력을 확충하고 공무원 차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무원의 선거 대행사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중배 수석부위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기존 업무를 제쳐두고 본청부터 구·군, 읍·면·동 공무원까지 선거 현장에 총동원된다"며 "반면 선관위는 5급 이상 사무관을 제외하면 전국 1만4000여개 투표소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 2000명 남짓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인력 운영 구조가 장시간 근무와 피로 누적으로 이어지면서 선거관리 부실 가능성을 키운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투표 시작 전 준비하려면 새벽 3~4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거의 잠을 못 자 집중력이 떨어지고 오후가 되면 멍해져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3일간 선거 업무를 하고 나면 일주일까지 후유증이 이어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단순한 인력 확충을 넘어 선거사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공무원에게 기존 업무를 미뤄두고 선거 대행사무를 맡길 것이 아니라 선관위가 필요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일반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사전 교육과 자격 이수 등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시·군 선관위가 투표관리관까지 직접 교육·양성하는 일원화된 선거사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권 의원은 "지방공무원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선거 인력 구조가 적절한지 점검해야 한다"며 "선거 인력의 구성과 선관위 역할 전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ocker@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