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앞두고 李·文 회동…與 갈등 봉합·증폭 '분수령'
  • 이태훈 기자
  • 입력: 2026.07.01 00:00 / 수정: 2026.07.01 00:00
계파전 비화한 與 전대…긴장감 증폭
통합·반목 갈림길…회동 메시지 주목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불과 50여 일 앞두고 만나면서 여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전대가 계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만남이 향후 당내 갈등 국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사진은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왼쪽)과 문 전 대통령이 2024년 9월 8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불과 50여 일 앞두고 만나면서 여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전대가 계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만남이 향후 당내 갈등 국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사진은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왼쪽)과 문 전 대통령이 2024년 9월 8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불과 50여 일 앞두고 만나면서 여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전대가 계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만남이 향후 당내 갈등 국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1일 문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다. 두 사람의 오찬은 대선 국면이었던 지난해 5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 참석을 계기로 봉하마을에서 진행한 오찬 이후 1년 1개월여 만이다. 외부 배석자가 없는 오찬 회동은 지난해 1월 30일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회동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시점에 있다. 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가 4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청래 전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등 유력 후보 간 경쟁이 계파전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당내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정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당대표 사퇴문에서 "저는 원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며 노 전 대통령과의 연을 강조하거나, 사퇴 직후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등 당내 친노무현(친노)계와 친문재인(친문)계에 구애하는 모습이다. 김 총리와 송 의원은 친이재명(친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민주당 '양대 계파'로 알려진 친명계와 친문계가 위시하는 두 사람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큰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의제를 정하지 않은 채 국정 현안 전반과 국제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민주당 전대 관련 논의도 이뤄질 것이 유력하다는 게 당내 시각이다. 당권 경쟁이 과열되면서 친명과 친문 성향 지지층이 대립하는 상황에 대해 회동 이후 통합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번 회동을 '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추진해 왔다'고 했지만, (회동이) 성사된 시점이 매우 절묘하다"며 "사실상 전대 관련 이야기가 주가 될 것으로 보이고, 통합 메시지가 나온다면 과열된 경쟁도 어느 정도 냉각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청래 전 대표(왼쪽부터)와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가 4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청래 전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등 유력 후보 간 경쟁이 계파전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당내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배정한·임영무·남용희 기자
정청래 전 대표(왼쪽부터)와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가 4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청래 전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등 유력 후보 간 경쟁이 계파전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당내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배정한·임영무·남용희 기자

다만 당내 일각에선 이번 회동이 계파 갈등 증폭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통상 정치권 회동의 분위기는 회동 종료 뒤 양측에서 내는 메시지 내용을 보고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데, 한쪽에서 '해석의 여지'가 있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정청래 전 대표의 연임을 탐탁지 않아 한다는 것은 (당내 인사) 대부분이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아직 당내 영향력이 상당한 문 전 대통령이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그림을 이 대통령은 가장 원하지 않을 것 같다. 이 부분과 관련한 이야기도 (회동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여당의 6·3 지방선거 성적표에 대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가 하면, SNS를 통해서도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며 정청래 지도부가 이끄는 민주당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에 당내에선 사실상 이 대통령이 정 전 대표의 연임을 탐탁지 않아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민주당 내 대표적 친문 인사로 알려진 윤건영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두 분의 만남을 당내 정치적 문제로 너무 협소하게 안 봤으면 좋겠다"며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전대 집중 논의' 관측에 선을 그었다. 회동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 내용에 대해선 "(문 전 대통령이)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며 "두 분 대통령께서 만났을 때 당이 겪었던 위기를 극복해 왔던 전례들이 많이 있었다. (이번에도) 두 분이 만나서 그런 문제들을 잘 극복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xo9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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