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독자 원 구성 강행 의지…정국 경색 불가피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6.06.30 00:00 / 수정: 2026.06.30 00:00
30일 본회의 소집…與 상임위 독식 수순
'호남 반도체 투자' 맞물려 정국 꼬일 듯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그는 이 자리에서 6월 내에 반드시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완료하겠다라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그는 이 자리에서 "6월 내에 반드시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완료하겠다"라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22대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법사위원장에 가로막히자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태세다.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호남에 천문학적인 투자 계획과 맞물려 정국은 한층 더 꼬일 전망이다.

민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이 지난 24일에 이어 29일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는 요구에 불응하자 결국 본회의를 소집했다. 조 의장은 원 구성이 더 미뤄지게 되면 7월 국회가 공전할 가능성이 있기에 이달 안으로 원 구성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으로 여겨진 본회의 개최 일정이 잡힌 만큼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 때처럼 여당이 18개 상임위를 독식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과 여당의 의회 독주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모든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겠다는 직접적인 의사 표시는 자제해 왔다. 하지만 예고한 대로 이달 안으로 원 구성을 마무리 짓고 국회를 가동해야 한다는 방침은 명확하다.

민생을 시급히 챙기기 위해 더는 원 구성을 늦출 수 없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민생 경제 대응에 총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일(30일)을 넘기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원 구성을 완료한 직후 곧장 모든 상임위를 풀가동해 민생 법안 처리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본회의 직전 여야 간 막판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극적인 타결 가능성은 희박하다.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에 나선 여야는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만났지만, 핵심 쟁점인 법사위원회 위원장 배분 문제에 이견만 확인하고 돌아섰다. 지난 11일부터 열 차례 이상 협상이 결렬된 것도 법사위원장직 때문이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 계단에서 여당의원 구성 강행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서예원 기자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 계단에서 여당의원 구성 강행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서예원 기자

워낙 여야의 입장이 강경하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쟁점을 해소하기 위해 '임기 쪼개기' 같은 대안이 제기된다. 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대치가 장기화하자 여야는 행정안전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원장 자리를 1년씩 교대로 맡기로 했다. 임기 2년의 상임위원장을 여야가 쪼개 나눠 갖는 꼼수였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는 배경에는 상대에 대한 불신이 깔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간다면 의도적인 입법 지연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상임위의 법안은 본회의 전 최종 관문인 법사위를 거쳐야 하고, 법사위원장은 사회권과 법안 상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쟁점 법안의 경우 본회의 회부를 늦출 수 있다.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여당을 견제할 수 있고 국회 내 균형을 이룰 수 있다며 강하게 맞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지난 2년간 아무렇게나 법안을 만들어 올리고 본회의에서 고치고 법사위원장 마음대로 법안을 통과시키고 증인을 채택했다"라며 민주당을 직격했다. 국민의힘은 끝까지 법사위원장을 돌려받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독식하게 된다면 정국은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도입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호남권에 대규모 투자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정부의 계획에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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