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을 요구하며 원구성 협상을 지연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만약 상임위원 명단조차 제출하지 않는다면, 18개 상임위를 민주당이 책임지고 운영하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은 국민의 삶이 벼랑 끝에 몰려도 어떠한 대안 하나 없이 오직 '법사위'와 '관행'이라는 두 단어만 앵무새처럼 무한 반복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야는 지난 11일부터 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나섰지만, 법사위원장을 서로 가져야 한다고 대립하면서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법사위는 모든 법안이 본회의로 가는 '최종 관문'으로, 국민의힘은 최소한의 정부·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관행대로 야당에서 법사위원장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신속한 입법을 통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법사위원장를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에 대해 "이달을 넘기면 7월은 또 협상으로 흘려보낼 것이고, 8월은 휴가철을 핑계로 미룰 것이고, 그렇게 9월 정기국회가 열릴 때까지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된다"며 "국민의힘이 끝내 협조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단독으로라도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원구성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조정식 국회의장이 협상 최종 시한으로 제시한 오는 26일 정오까지 국민의힘의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한 원내대표는 "금요일(26일)까지 국민의힘이 전혀 변화가 없다면, 민주당이 책임지고 상임위 전체를 가져와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당시 원구성 협상이 결렬되자 제1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배제하고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바 있다. 당시 여야는 1년 2개월 만에 원구성 협상에 재차 나서 상임위원장을 재분배했다. 만약 22대 국회에서도 상임위원장 독식이 현실화할 경우, 1987년 민주화 이후 두 번째 상임위원장 독식 사례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