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재선거' 꺾이고 '사퇴 압박' 고조…벼랑 끝 장동혁
  • 김수민, 김시형 기자
  • 입력: 2026.06.18 00:00 / 수정: 2026.06.18 00:00
계파 불문 '張 책임론'에 무게
리더십 타격 받았지만
사퇴 가능성 낮아…장기 대치 가능성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이래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사진은 장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이래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사진은 장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방선거 이후 누적된 책임론이 의원총회에서 공식적으로 분출된 데다, 정치적 승부수로 던졌던 '전국 단위 선거 소청'마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장 대표가 사실상 '정치적 고립'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선거 소청 범위와 장 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3시간 넘게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 의원들의 의견은 장 대표에 대한 사퇴 촉구로 급격히 쏠렸다.

이종배(4선)송석준(3선)·권영진(재선) 의원 등이 장 대표의 자진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그동안 사퇴를 주장해 온 소장파뿐만 아니라, 계파를 불문하고 다수의 의원이 책임론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고수해 온 '전국 재선거'라는 표현 역시 의원들 사이 거센 비토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가 현실적으로 선거 결과와 그 과정에 있던 일들에 대해 책임지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더 많이 나왔다"라며 "있는 그대로 장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총에 참석한 한 개혁 성향 의원은 "소장·개혁파 의원들은 초반에 화두를 던졌을 뿐, 실제로는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이 장 대표의 책임론을 더 많이 제기했다"라며 "계파를 불문하고 '지금 책임지고 물러서야 향후 정치적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쏟아진 만큼, 장 대표가 버텨내기 쉽지 않을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전국 재선거라는 정무적 승부수마저 힘을 잃으면서, 장 대표가 당내에서 사실상 고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장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전국 재선거'라는 정무적 승부수마저 힘을 잃으면서, 장 대표가 당내에서 사실상 고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장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특히 장 대표의 정무적 판단이 원내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리더십 타격'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장 대표는 향후 국정조사와 특검 등 장기적인 여야 공방을 고려해 16개 광역단체 전체를 대상으로 선거 소청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와 다수 의원은 실제 참정권 침해가 확인된 ‘실질 피해 지역 7곳’으로 범위를 축소해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7개 지역 소청'으로 당내 중의가 모이면서, 장 대표가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모양새가 됐다.

당권 향방과 노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의총 시작 전부터 시작됐다. 비공개 회의 전환 직전, 송석준 의원이 공개 발언을 신청하자 당 대표 측이 이를 제지하며 고성이 오갔다. 송 의원이 "현장에서 의원들의 의견이 있으면 적극 반영해야 한다. 어차피 (내용이) 흘러 나가서 보도될 것 아니냐"며 공개 발언의 정당성을 주장하자,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이 "나가서 하시라, 나가서"라며 고성으로 말을 끊었다.

또 송 의원이 "22대 국회 들어와서 우리 당이 대내외적으로 완전히 불통에 빠져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지금 최악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옛 친윤계 강승규 의원이 "뭐가 최악이냐"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대리전은 의총장 밖에서도 격화했다. 박 비서실장은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초·재선 모임 '대안과 미래'를 향해 "해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대안 없는 미래'라고 명명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동료 의원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차단하려는 것은 정치적 자유를 박탈하려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며 장 대표를 향해 박 비서실장의 경질을 요구했다.

당내 사퇴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장 대표가 순순히 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가 이대로 대표직 사퇴를 거부하면 당내 비판 세력과의 장기적인 '벼랑 끝 대치'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당 관계자는 "장 대표가 지금까지 보여준 언행을 보면 순순히 물러날 것 같지 않다"며 "전당원 투표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야당 관계자도 "서울 사수, 보궐선거 선방, 지지율 상승 등 명분은 만들기 나름"이라며 "여당 내부에서조차 '사실상 국민의힘이 이겼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을 이용해 임기를 완수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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