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김정수 기자]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협에 고립된 우리 선박의 통항 재개 여부도 불분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선박의 안전 확보와 탈출 지원에 외교력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외교부는 15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 합의 타결에 대해 "이란 핵 문제 해결의 계기가 마련되고 역내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대기를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과 협상 당사국 및 관련국의 외교적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지금 마무리됐다"며 종전 MOU 합의가 타결됐다고 밝혔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도 국영방송을 통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영구적이고 즉각적인 종전이 선언됐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면 승인한다"고 밝히면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관심이 모였다. 다만 이란 측은 해협 개방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아 해협을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봉합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합의 전문도 오는 19일 체결 전까지 비공개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더군다나 미국과 이란은 종전 MOU를 체결하더라도 핵 문제와 관련한 본협상을 60일간 치를 예정이다. 양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와 제재 해제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란 측이 협상 우위를 점하려 호르무즈 해협을 협상에 연동시키는 돌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양국 합의 내용을 주시하면서 한국 선박 24척의 탈출 지원에 주력할 계획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정부는 안전한 항행이 확보되는 즉시 신속하게 우리 배가 빠져나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애초 호르무즈에 고립된 한국 선박은 26척이었지만 지난달 20일 HMM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에 이어, 지난 11일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협 내에 발이 묶인 한국인 선원은 모두 137명이다. 한국 선박에 103명이, 외국 선박에 34명이 승선 중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더라도 실제 탈출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협에는 2000여 척에 달하는 선박이 정박 중인데, 이들 배가 한꺼번에 통항을 시도한다면 병목 현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뿐 아니라 전쟁 과정에서 매설된 기뢰와 통항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선박에 대한 공격도 간과하기 어렵다.
이밖에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호르무즈 청구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17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시기상 종전 MOU 합의 직후인 만큼 해협 정상화 기여 방안을 언급할 공산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도 초청국 자격으로 이번 회의에 참여한다.
앞서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미국이 제시한 해양 자유 연합(MFC)이나 영국·프랑스 주도의 다국적군 참여 여부를 검토해 왔다. 외교부는 이날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항행에 제약을 받아온 우리 선박과 선원들을 포함한 모든 선박이 조속히 안전한 운항을 재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항행이 지속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속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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