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끝난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어수선하다. 서울시장 등 핵심 격전지에서 패배한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정청래 대표를 향한 책임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신경전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결국은 오는 8월 예정된 차기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다시 살아난 계파 정치를 바라보면 한심스럽다. 선거 결과를 명분으로 내세워 차기 당권을 장악하려는 정치적 셈법이 깔린 것 아닌가 의구심이 강하다. 책임을 둘러싼 계파 대결이 불가피하더라도 선거 결과에 대한 반성과 자성의 모습은 보기 어렵다. 선거가 끝나서 그런지 국민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오히려 야당보다 더 심하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당청 간 기류도 미묘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고 하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라며 정청래 지도부를 지적했다. 비당권파는 기다렸다는 듯 정청래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고, 당권파는 정 대표를 옹호하며 방어벽을 치고 있다. 다음 날, 정 대표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한 이 대통령의 공항 환송 행사에 이례적으로 불참했다.
당권경쟁이 조기 과열되는 건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원내 일부 구성원의 발언을 보면 정치적 동지를 향한 감정적으로 비아냥대기도 한다. 향후 당권경쟁 가도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이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계파 갈등은 갈수록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당권경쟁이 공식적으로 막이 오른다면 이러한 혼탁한 분위기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민심을 제대로 읽었는지 의문이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 16곳 중 12곳에서 이겼지만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경고의 메시지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대통령이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겠다고 강조한 것만 보더라도 지나친 평가는 아닐 것이다. 실제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당에 대한 민심은 악화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전주보다 3.1%포인트 하락한 41.8%, 국민의힘은 2.6%포인트 오른 41.1%로 집계됐다. 양당 격차는 지난주 6.4%포인트에서 0.7%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 3월 셋째 주 24.9%(민주 53%, 국힘 28.1%)로 크게 벌어졌던 양당 간 격차는 석 달 만에 거의 없어졌다.
당권경쟁 국면으로 급속히 빨려드는 상황에서 친명계와 친청계는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사실상 '명청대전'의 막이 올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당내 권력을 향한 경쟁은 요란하기 마련이지만 선거 이후 민심을 잘 파악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유념하시라. 당권에만 혈안인 모습은 차기 지도부의 쇄신과 변화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린다는 걸.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5.6%다. 자세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