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민주당…12곳 이기고도 서울 탈환 실패
  • 서다빈 기자
  • 입력: 2026.06.04 11:59 / 수정: 2026.06.04 11:59
서울시장·북구갑·평택을 핵심 승부처 잇단 패배
출구조사 뒤집힌 역전패에 당내 술렁
"정청래 행복가도 끝났다" 책임론 확산
더불어민주당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했다. 사진은 4일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전 인사를 하고 있는 정 대표. /국회=배정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했다. 사진은 4일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전 인사를 하고 있는 정 대표.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지방선거의 막이 내렸다. 결과표만 놓고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웃지 못하고 있다.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을 내준 데 이어 부산 북구갑과 경기 평택을 등 상징성이 큰 격전지에서도 고배를 마시면서 당 안팎에서는 정청래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14개 선거구 중 9곳을 가져오며 외형상 승리를 거뒀다. 다만 민주당이 기존에 확보하고 있던 지역구 가운데 4곳을 국민의힘에 내줬고,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출신 하정우 후보를 전략적으로 투입한 부산 북구갑에서도 한동훈 무소속 후보에게 패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당내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사실상 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당초 민주당이 기대했던 수도권 확장과 중도층 흡수에 실패하면서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핵심 승부처에서 잇따라 패배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가장 뼈아프게 받아들이는 결과는 서울시장 선거 패배다.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전국 정치 지형을 가늠하는 상징적 승부처인 서울을 탈환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유세 기간 동안 벌어진 감사의 정원 조성 논란과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 등 오세훈 시정을 둘러싼 악재가 잇따랐음에도 민심은 결국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당초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정원오 후보가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이며 당 내부에서는 기대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실제 개표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개표 13시간 만에 오세훈 후보가 이 정 후보를 추월하며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사진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일 오전 업무 복귀를 위해 서울시청으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사진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일 오전 업무 복귀를 위해 서울시청으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4일 오전 10시 54분 기준 개표율 98.86% 상황에서 오 후보는 253만9018표(49.08%)를 얻어 249만3569표(48.20%)를 기록한 정 후보를 앞섰다. 패배가 확정된 뒤 정 후보는 "내가 부족했다 모든 것이 제 탓이다.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고 더 깊이 듣지 못했다"며 "서울 시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전체 선거 결과에 대해 승리라고 평가하면서도 서울 패배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청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큰 승리를 거둔 데 감사드린다"면서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프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의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삶을 살피고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며 "민주당에 뼈아픈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국민의 목소리도 가슴 깊이 새기고 더 유능한 민생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 이기고 경남지사, 대구시장 이겼으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아쉬움이 있지만 승리다. 아쉬움이 있다고 해서 승리가 아닌 것은 아니다. 승리가 맞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의 괴리도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과 증시 상승세 등 여당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압승 전망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6·3 지방선거 승리의 외양은 화려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에서 석패했다면 이번 지방선거를 완승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SNS에 "숫자로는 정부·여당이 승리했지만 압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인천 연수갑 재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의원도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내며 정 대표 책임론 제기. 그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너무 안타깝다"며 "이렇게 좋은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나 이런 게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를 향해 "당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어차피 전당대회가 있으니까 이제 종합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광역단체장 12곳을 확보한 민주당은 분명 이번 선거의 승자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핵심 격전지 부진, 그리고 당내 책임론까지 겹치면서 정청래 지도부 앞에는 기대보다 훨씬 냉혹한 성적표가 놓이게 됐다. 사진은 3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마련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정 대표. /배정한 기자
광역단체장 12곳을 확보한 민주당은 분명 이번 선거의 승자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핵심 격전지 부진, 그리고 당내 책임론까지 겹치면서 정청래 지도부 앞에는 기대보다 훨씬 냉혹한 성적표가 놓이게 됐다. 사진은 3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마련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정 대표. /배정한 기자

광역단체장 12곳을 확보한 민주당은 분명 이번 선거의 승자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핵심 격전지 부진, 그리고 당내 책임론까지 겹치면서 정청래 지도부 앞에는 기대보다 훨씬 냉혹한 성적표가 놓이게 됐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 대표의 행복가도는 (이번 선거로) 사실상 끝났다"며 "선거 전만 해도 경북을 제외한 광역단체장 15대1 구도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고, 실제 당내에서도 충분히 기대할 만한 결과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예상했던 경북뿐 아니라 대구와 경남 탈환에도 실패했고, 무엇보다 서울시장 선거를 내준 것이 뼈아프다"며 "부산 북구갑과 경기 평택을 재·보궐선거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면서 결국 정청래 지도부 책임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의 돌풍을 차단하기 위해 전북에 과도하게 당력을 집중한 것이 다른 격전지 대응 부실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과 부산, 평택 등 전략적 요충지보다 전북 수성에 지나치게 매달렸다는 것이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많은 곳에서 승리를 하긴 했지만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했고, 특히 한동훈이라는 차기 대권주자에게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준 점은 뼈아픈 대목"이라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책임론과 당권 경쟁이 맞물리면서 당내 갈등도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정 대표의 미래가 어두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막판 지도부 관심은 사실상 전북에 집중돼 있었다"며 "김관영 후보를 막아야 한다는 판단은 이해하지만, 전국적 상징성이 큰 지역보다 전북에 더 많은 정치적 자원을 투입한 것이 맞는 선택이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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