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평택=이하린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원내 입성 실패가 확실시되면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대표 개인은 물론, 그동안 조 대표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 온 혁신당 역시 적잖은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흡수 합당'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대표는 이날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 등 다자구도에서 치러진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3위에 그쳤다. 혁신당이 당력을 총동원해 조 대표의 원내 입성을 지원했지만, 끝내 고배를 마시며 정치적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날 선거 종료 시각에 기해 발표된 KBS·MBC·SBS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조 대표는 31.1%로 1위를 기록해 유 후보(30.6%)와 김 후보(30.3%)를 순서대로 제쳤다. 개표 초반에도 일부 지역에서 몰표를 얻으며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개표 중반부터는 김 후보와 유 후보에 차례로 1위 자리를 내어 줬다.
평택을은 팽성읍·안중읍·포승읍·청북읍·고덕면·오성면·현덕면·고덕동으로 이뤄진 도농복합지역이다. 노년층 인구가 많아 그간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받았다. 최근 신도시 개발로 젊은층이 유입되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이 많았다.
출전 후보별 지지 기반이 뚜렷한 데다 진영 내 단일화까지 모두 불발되면서 평택을은 혼전 양상을 보였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까지도 후보들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등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혔다.

조 대표는 지난 4월 14일, 고심 끝에 이번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에서 평택을 출마를 공식화하며 다자구도에서의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출마 기준으로 △민주당 귀책 사유 발생 지역 △국민의힘을 이겨야 하는 곳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내세우며 평택을 지역을 선택한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5자, 6자 구도가 되든 경쟁을 통해 이길 것"이라면서 "선거 연대를 생각하면서 출마 선언을 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선거 연대를 하면서 선거운동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시 김재연 진보당 후보의 출마가 확정적인 상황이었던 터라 조 대표의 행보는 진보 진영 내 연대에 금을 가게 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진보 진영 내 단일화 불발로 표가 분산되면서 유 후보가 당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민주, 혁신당 간의 단일화를 수차례 일축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에 민주당의 지역구를 뺏기는 결과가 초래됐기 때문에 이를 둘러싸고 민주당과 혁신당 간 책임론 공방이 오갈 전망이다.
조 대표는 이날 선거 패배가 확실시 된 후 오전 2시 48분께 선거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내고 "6월 선거 최우선 과제가 '국힘 제로' 실현이었고 전국적으로 큰 성과 있었지만 평택에서는 그 명령을 완수하지 못했다"며 "다 저의 부족함이고 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드린다"며 "제가 모자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마음을 다 해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됐던 조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번 패배는 단순 낙선이 아니라 조 대표의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는 것"이라면서 "정계 은퇴 수준은 아니더라도 다음 2028년 총선까지는 상당 기간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에서는 조 대표의 원내 입성 실패가 단순한 개인 정치인의 낙선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던 독자 노선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혁신당은 창당 2주년 행사에서 '자강(自强)론'을 내세웠고, 이번 선거에서도 진보 진영 단일화를 거부하며 다자구도에서의 승리를 자신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원내 입성에 실패하고, 순위 역시 3위에 그치며 이같은 당의 진로에 제동이 걸렸다. 앞서 민주당과 혁신당 사이의 합당 논의가 지선 이후로 밀린 상황에서 선거 참패로 인해 혁신당의 협상력이 현저히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엄 소장은 "조국 대표가 살아 돌아왔으면 민주당과의 합당 논의에서 협상력을 가지는 등 주도권을 쥘 수 있었지만, 낙선한 이상 그런 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며 "혁신당은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하기 어려워 조국 개인의 치명타뿐 아니라 혁신당의 앞길도 먹구름이 끼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날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은 사실상 조 대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정당"이라며 "조 대표가 낙선한 만큼 혁신당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은 선거 이후 오히려 합당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혁신당의 협상력이 크게 떨어진 만큼 향후 논의가 이뤄진다면 '흡수 합당'에 가까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