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상처만 남은 선거 반성해야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6.06.03 06:00 / 수정: 2026.06.03 06:00
선거 기간 내내 비방전…유권자에 대한 도리 아냐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력 국민의힘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일에도 상대 당을 지적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김형중 기자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력 국민의힘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일에도 상대 당을 지적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김형중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운명의 날이 밝았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전국 1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3일 실시된다. 이번 선거의 중요성은 말할 것이 없다. 향후 4년 동안 지역 행정을 이끌 단체장과 지방의회 구성원을 뽑는 선거인 만큼 유권자는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묻지마 선택'은 결국 삶의 질 향상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측면에서 이 대통령의 임기 초반의 중간 평가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거 기간 내내 셀 수 없이 각각 '정권 지원론'과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대리전을 벌였다. 아무리 선거의 결과가 중요하다고 해도 거침이 없었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은 더 불꽃 튀었다. 정청래 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2일 대국민 투표 호소 기자회견에서 "부정부패·국민분열·내란정당·국정농단 등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충남 청양에서 "이재명이 이끄는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주장했다.

돌이켜 보면, 이번 선거는 온갖 네거티브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정치와 선거에 대한 혐오를 키우는 데 정당과 후보가 앞장섰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지지층 결집과 반사효과를 노린 비방전이 막판까지 지속됐다. 심지어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비방 수위는 높아졌다. 인신공격, 신변잡기, 아니면 말고 식 폭로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너무 많았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노원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중랑구 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지분류기 최종 모의시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노원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중랑구 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지분류기 최종 모의시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후보자 간 고소·고발이 급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지방선거와 관련한 선거법 위반행위 조치 건수는 고발 270건, 수사 의뢰 73건, 경고 등 1139건으로 총1482건이었다. 4년 전 지방선거와 같은 시기 조치 건수(1290건)와 비교하면 14.88% 늘었다. 특히 기부행위·매수, 공무원의 선거 관여, 허위사실 공표·비방 등 중대 선거범죄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고 선관위는 지적했다.

사생결단식 선거를 치르면 당연히 후유증이 따를 수밖에 없다. 선거 이후 진영 간 갈등과 반목이 계속되고, 고스란히 정국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피해는 국민이 보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모두가 참패일 수 있다. 상처뿐인 영광이나 선전은 정치적 의미가 떨어질뿐더러 온전히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고 볼 수 없어서다.

승자독식의 선거는 정당과 후보 간 경쟁이 불가피하게 과열될 가능성이 크기에 어쩌면 깨끗하고 성숙한 선거를 기대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서로를 향해 수준 낮은 공세나 무리수를 두는 한심한 선거전에 대한 성찰과 반성은 필요하다. 분명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유독 과거에 머무는 게 바로 선거 문화다. 난타전을 벌여 상처만 남는 선거는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shincomb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