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李대통령, 창원 찍고 부산행…선거개입 의심하는 국힘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6.05.30 00:00 / 수정: 2026.05.30 00:00
온라인상에서 '주적 챌린지' 확산
울산시장 단일화 경선서 與 승리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열기가 뜨겁다. 지난 29일 시작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이 11.6%로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야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비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유권자가 보기 민망할 정도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두고 야당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수 지지자 사이에서 철 지난 색깔론 공세도 벌어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나무호 피격 사건의 공격 주체로 사실상 이란을 지목했다. 하지만 고의성 여부를 밝히진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영부인 김혜경 여사가 27일 부산 영도구 남항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영부인 김혜경 여사가 27일 부산 영도구 남항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요지마다 등장하는 李 대통령…'선거 개입' 비판도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주엔 부산을 찾았더라.

-맞아.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경남 창원 진해구에서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 참석한 뒤 저녁에 부산 자갈치시장으로 향했어. 김혜경 여사도 함께였지. 이 대통령 부부는 시민·상인들과 인사하고 사진을 찍고 수산물 등을 온누리상품권으로 구매했어. 시장 식당가에서 해산물과 회로 저녁 식사도 했고. 27일에도 부산 남항시장을 찾았어. 마찬가지로 시민·상인들과 소통하고 먹거리도 사고, 시장 안 식당에서 회와 탕으로 점심을 먹었어.

-국민의힘에선 관권 선거라고 비판하던데.

-장동혁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선거가 많이 급한지 이 대통령은 전국 시장 투어 중이다. 어제는 서소문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자갈치시장에서 '회 파티'를 벌였다"고 지적했어. 송언석 원내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아무리 선거가 다급해도 그렇지, 서울 서소문 고가 붕괴로 3명의 시민이 사망한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는데 자갈치시장에서 희희낙락 회파티를 하는 게 정상적인 대통령의 모습인가"라며 "국민이 죽어갈 때 시장에서 웃고 떠들며 선거개입 파티를 한다"고 꼬집었고.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대구 군위군 소보면 도산1리 우무실마을을 찾아 모내기 작업을 하며 주민들과 새참을 함께하고 있다.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대구 군위군 소보면 도산1리 우무실마을을 찾아 모내기 작업을 하며 주민들과 새참을 함께하고 있다. /청와대

-이런 비판은 이번에만 나온 건 아냐.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에도 꾸준히 이전처럼 지역 일정을 이어가고 있고, 국민의힘은 지속적으로 이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이 대통령이 일정을 소화한 지역 중에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격전지 혹은 관심이 높은 지역들이 여럿 포함돼 있긴 해. 부산은 전재수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맞붙는 시장 선거와 함께 청와대 참모 출신 하정우 후보와 박민식 후보에 한동훈 후보까지 가세한 북구갑 보궐선거도 주목받는 곳이야. 이 대통령이 지난 13일 조선업계 간담회 참석 차 방문한 울산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곳이고, 15일 신공항 부지 시찰과 모내기 작업 일정으로 찾은 대구는 '보수의 성지'라는 이미지에도 이번 선거에서 묘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곳이지.

-청와대와 이 대통령은 이런 지적에 선을 긋고 있어.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응할 정도의 지적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도 직접 28일 국무회의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언급하면서 "제가 최근에 행사 끝나고 식사를 주로 시장에서 하는데, 왜 시장에 밥 먹으러 갔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저는 원래 시장에서 밥 먹는 걸 좋아하니까 이해하길 바란다"고 받아쳤어.

보수 진영은 공직 후보자에 대한 안보관 검증이라며 공세를 집중하는 반면, 진보 진영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유권자들의 여론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유튜브 국민들이여깨어나라 영상 갈무리
보수 진영은 공직 후보자에 대한 '안보관 검증'이라며 공세를 집중하는 반면, 진보 진영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유권자들의 여론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유튜브 '국민들이여깨어나라' 영상 갈무리

◆"우리나라 주적은 누구?"…'주적 챌린지'에 휩싸인 선거판

-이번 선거를 앞두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주적 챌린지'가 뜨겁다며?

-맞아. 민주당 후보자들을 겨냥한 이른바 '주적 챌린지'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어. 유튜버나 시민들이 유세 중인 민주당 후보들을 찾아가 다짜고짜 "대한민국의 주적은 누구입니까?"라고 묻는 기습 질문 영상이 숏폼 콘텐츠로 쏟아지고 있거든. 갑작스러운 질문에 후보들이 당황하거나 답변을 피하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보수 진영의 결집과 중도층의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하는 모습이야.

-후보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어?

-민주당 후보 일부는 "주적이 누구냐"는 질문에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즉답을 회피하거나 "윤어게인이냐"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맞받아쳤어. 그러면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이 장면을 두고 '주적을 주적이라 부르지 못한다'며 비판하지. 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아예 선제적으로 "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말하는 영상을 스스로 SNS에 올리며 민주당의 '불안한 안보관'을 부각하는 공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온라인상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겨냥한 이른바 주적 챌린지가 급부상했다. 사진은 김부겸(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후보,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이수찬 개혁신당 후보가 2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MBC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온라인상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겨냥한 이른바 '주적 챌린지'가 급부상했다. 사진은 김부겸(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후보,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이수찬 개혁신당 후보가 2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MBC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단순히 온라인 밈(Meme)인 줄 알았더니, 이제는 공식 TV 토론회장에까지 이 질문이 등장했다며?

-원래는 길거리 기습 인터뷰 형태로 시작됐던 게 이제는 제도권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왔어.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TV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향해 "대한민국의 주적은 어디냐"라고 물었어. 김 후보는 "핵과 미사일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적"이라고 답했지만, 추 후보가 재차 "북한이 주적 맞나"라고 하자 김 후보는 "분명히 제가 말씀드렸다"며 신경전이 벌어졌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북구갑 토론회에서도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민주당 하정우 후보에게 "대한민국 주적은 누군가"라고 몰아붙였고, 하 후보는 "국방백서에 북한군과 북한 정부라고 나와 있는데 그걸 왜 또 물어보나. 아직도 철 지난"이라고 강하게 충돌했지.

-유권자들 반응은 어때? 아무래도 평가가 극명하게 갈릴 것 같은데.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은 "공직에 출마하는 후보라면 국가관과 안보관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당연한 검증"이라며 챌린지 취지를 적극 옹호하고 있어. 특히 젊은 보수층을 중심으로 "나라를 짊어지는 사람들이 주적도 제대로 모르냐", "주적을 주적이라고 말 못 하는 모습이 답답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지.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2026년 현재 도대체 '언제적 색깔론'이냐"며 비판하고 있어. 시급한 민생 현안과 정책 대결은커녕 과거 세대의 전유물이었던 이념 공세로 선거판을 하향 평준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야.

민주당과 진보당이 28일 울산광역시장 단일화 경선에서 김상욱 민주당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사진은 김상욱 후보가 지난 21일 울산광역시 중구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출정사를 하는 모습. /뉴시스
민주당과 진보당이 28일 울산광역시장 단일화 경선에서 김상욱 민주당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사진은 김상욱 후보가 지난 21일 울산광역시 중구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출정사를 하는 모습. /뉴시스

◆우당탕 울산시장 단일화…감출 수 없었던 진보당의 설움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상욱 민주당 후보와 김종훈 진보당 후보 중 김상욱 후보로 단일화가 성사됐어. 단일화는 여론조사 경선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당세에서 진보당을 압도하는 민주당이 이변 없이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왔어.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다고?

-맞아. 앞서 양당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경선을 진행 중이었는데, 24일 오전 김상욱 후보 측이 돌연 '특정 세력의 조직적 개입이 의심되는 정황을 파악했다'며 경선 중단을 선언하면서 혼란에 빠졌어. 문제는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이 누락된 것이었어. 김상욱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어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단일화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걸 뒤늦게 문제 삼은 거지. 김상욱 후보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22대 총선에서 울산 남구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벌인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당적을 민주당으로 옮기면서 울산 내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 원성이 자자해.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까지 단일화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면, 김상욱 후보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겠지.

상욱(왼쪽)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와 김종훈 진보당 후보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단일화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뉴시스
상욱(왼쪽)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와 김종훈 진보당 후보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단일화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뉴시스

-김종훈 후보 측은 여론조사 재실시 요구를 받아들였어?

-처음엔 당연히 반발했지. 특히 김상욱 후보 측이 여론조사 도중 중간 집계 현황을 파악한 것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어. 하지만 결국 김종훈 후보는 김상욱 후보의 단일화 재경선 요구를 수용했어. 현실적으로 '김상욱·김두겸·김종훈' 대결 구도에서 승리가 쉽지 않다는 판단과 함께, 단일화 없인 진보 진영의 확실한 우세가 불투명하다는 대의명분도 고려한 것으로 보여.

-김종훈 후보와 진보당은 결과적으로 품 넓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결단 과정에서 상당한 설움을 느낀 것 같아. 김종훈 후보는 지난 27일 단일화 재경선 수용 기자회견에서 "한국사회에서 소수로 정치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것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고, 다시 태어나면 정치는 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단일화 여론조사 경선 중단 이후의 심경을 전했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에 "진보 진영 울산시장 단일화가 작은 정당을 대하는 거대 정당의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하>편에 계속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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