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밖 한반도⑨] 오전엔 북한행, 오후엔 중국행…압록강철교 '컨테이너 러시' [르포]
  • 정소영 기자
  • 입력: 2026.05.21 10:00 / 수정: 2026.05.21 11:00
단둥 세관 앞 컨테이너 트럭…북·중 물류 이동 지속
12년째 미개통 신압록강대교…올해 안 개통 가능성
코로나19 봉쇄 이후 오랫동안 멈춰 있던 북·중 교류의 흐름은 최근 다시 빨라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4시 45분쯤 중조우의교를 통해 북한에서 중국 방향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트럭들 모습. /단둥=정소영 기자
코로나19 봉쇄 이후 오랫동안 멈춰 있던 북·중 교류의 흐름은 최근 다시 빨라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4시 45분쯤 중조우의교를 통해 북한에서 중국 방향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트럭들 모습. /단둥=정소영 기자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군사적 긴장, 비핵화 협상이라는 틀 속에서 종종 한반도 내부에만 머물러 있다. <더팩트>는 '국경 밖 한반도' 시리즈를 통해 한반도 바깥의 현장에서 포착한 북한의 모습을 조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협력의 실질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단둥(중국)=정소영 기자] 중국 랴오닝성 단둥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한 접경 도시다. 이곳에선 코로나19 봉쇄로 끊겼던 북·중 교류가 최근 다시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더팩트>는 최근 북·중 교역의 최전선인 단둥을 찾아 압록강철교(중조우의교)를 오가는 화물 차량과 현지 분위기를 확인했다.

◆북중 교류 재개…압록강철교 다시 바빠졌다

지난 18일 오전 9시 50분쯤 찾은 단둥 세관 앞 도로에는 컨테이너 트럭들이 잇따라 들어오고 있었다. 기사들은 창문을 연 채 담배를 피우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세관 진입을 위해 천천히 앞으로 이동했다.

세관 인근에는 '무역거리'가 형성돼 있었다. 조선족이나 북한 출신으로 보이는 이들은 무역 사무실을 오가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단둥 거주 북한 주민은 <더팩트>에 "예전보다 물건이 많이 오간다"며 "장사하는 사람들도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거리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 대해선 "거기서 파는 건 대부분 가짜(짝퉁)"라며 웃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이 되자 컨테이너 트럭들이 세관 앞으로 물밀듯 들어왔다. 이후 오전 10시 52분부터 점심 무렵까지 중조우의교를 통해 중국에서 북한 방향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트럭들이 쉼 없이 이동했다. 컨테이너 트럭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북한 신의주 방향으로 넘어갔다. 또 다른 단둥 거주 북한 주민은 "많을 땐 200대 이상이 조선(북한)으로 간다"고 언급했다.

오후 들어서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차량들도 포착됐다. 같은 날 오후 3시 13분쯤 컨테이너 트럭들은 북한에서 중국으로 이동했고, 오후 4시 45분에도 차량 흐름은 이어졌다. 한동안 잠잠했던 통행은 오후 5시 30분쯤 눈에 띄게 늘어났다. 퇴근 시간대에 맞춰 물류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듯 세관으로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지난 18일 오전 9시 50분쯤 찾은 단둥 세관 앞 도로에는 대형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잇따라 들어오고 있었다. 사진은 지난 18일 단둥 세관 앞에서 대기 중인 북한으로 향하는 트럭들. /정소영 기자
지난 18일 오전 9시 50분쯤 찾은 단둥 세관 앞 도로에는 대형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잇따라 들어오고 있었다. 사진은 지난 18일 단둥 세관 앞에서 대기 중인 북한으로 향하는 트럭들. /정소영 기자

현장 곳곳에선 북·중 교역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북·중 여객열차 운행도 다시 운행됐다.

실제 북한과 중국의 월간 교역 규모는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20일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4월 북·중 교역 규모는 약 3억 2600만 달러(한화 약 4906억 6260만 원)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11월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단둥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사람 움직임이 예전보다 많아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현재 열차 이용객은 일반 관광객보다는 외교·무역 관계자 중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개통? '신압록강대교' 여전히 과제

단둥에서는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꼽혀온 신압록강대교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압록강대교는 완공된 지 12년이 지났지만 아직 정식 개통되지 못한 상태다.

중국 측 공사는 사실상 마무리된 분위기였다. 다만 중국 측 세관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주변도 비교적 한산했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신압록강대교 인근 세관의 시설 공사를 상당 부분 마쳤다. 하지만 북측 연결 도로와 일부 기반시설 정비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운영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단둥에서는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꼽혀온 신압록강대교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은 지난 17일 촬영한 신압록강대교 모습. /정소영 기자
단둥에서는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꼽혀온 신압록강대교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은 지난 17일 촬영한 신압록강대교 모습. /정소영 기자

신압록강대교는 북·중 교역 및 물류 확대를 위해 추진된 사업으로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평가 받았다.

북한과 중국은 2009년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합의했고, 중국이 건설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이후 2010년 12월 착공해 2014년 10월쯤 단둥 랑터우와 신의주 남부를 연결하는 길이 3km 규모의 왕복 4차선 교량 본체를 완공했다.

하지만 북한의 도로·배후시설 공사가 지연된 데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북·중 국경까지 봉쇄되면서 개통은 지금까지 미뤄져 왔다.

이와 관련, 한 대북 소식통은 통화에서 "현재 분위기로 보면 올해 안에는 개통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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