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국가' 백서 논란…통일부 "정부 전체 입장 아냐" 진땀 해명
  • 김정수 기자
  • 입력: 2026.05.20 00:00 / 수정: 2026.05.20 00:00
통일백서 '두 국가' 반영에 논란 확산
"통일부 구상 중 하나" "통일부 책무"
하루 두 차례 해명…정치권까지 가세
통일부가 이재명 정부 첫 통일백서에 남북을 사실상의 두 국가로 명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역대 통일백서에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적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논란이 확산하자 19일 두 차례 해명에 나섰다. 사진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임영무 기자
통일부가 이재명 정부 첫 통일백서에 남북을 '사실상의 두 국가'로 명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역대 통일백서에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적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논란이 확산하자 19일 두 차례 해명에 나섰다. 사진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통일부가 이재명 정부 첫 통일백서에 남북을 '사실상의 두 국가'로 명시해 논란이다. 통일부는 평화적 두 국가론을 제시해 왔지만, 이를 정부 공식 문서에 기술한 건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통일부는 19일 두 차례 해명에 나섰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2026 통일백서'에는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해,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돼 있다. 역대 통일백서에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적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대북 정책을 공식화하는 통일백서에 남북이 두 국가로 표현되자 위헌이라는 비판이 곧장 제기됐다.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 전체와 그 부속도서로 정하고, 자유민주주의적 통일을 지향한다'는 헌법 3조(영토) 및 4조(평화통일)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통일부 안'으로 물러섰던 평화적 두 국가론이 백서에 기술돼 의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평화적 두 국가론이 정부 입장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했지만, 정부 내 이견이 표출되자 통일부 안이라며 정정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백서는 통일부가 지난 한 해 동안 한반도 평화를 위해 추진해 온 노력을 망라해서 기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적 두 국가는 정책 목표 중 하나인 남북 간 평화공존 제도화를 추진하기 위해 통일부가 검토 중인 구상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일부 구상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위헌 논란 등과 관련해선 "평화적 두 국가를 쓰기는 했지만 북한을 법적으로 국가로 인정한다는 개념은 절대 아니다"라며 "북한의 정치적 실체와 국가성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정책을 추진해 나가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통일부의 하루 두 차례 해명은 관련 논란이 확산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두 국가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임영무 기자
통일부의 하루 두 차례 해명은 관련 논란이 확산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두 국가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임영무 기자

통일부는 이날 오후엔 입장문을 내고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의 주무부처로서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의 이행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책무"라며 "평화적 두 국가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의 목표인 '남북 간 평화공존 제도화'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전략"이라고 밝혔다.

평화적 두 국가론에 대한 논란이 일자 '정부 전체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한 뒤, 이재명 정부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이행 전략'을 통일부가 제시한 것이라며 부연에 나선 것이다.

통일부의 이같은 재해명은 관련 논란이 확산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가장 뼈아픈 대목은 이른바 평화적 두 국가론의 공식화"라며 "두 국가를 과도기적 현실로 수용하는 논리는 그 헌법적 토대를 스스로 허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천식 전 통일연구원장도 페이스북에 "남북한 관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며 '남북기본합의서'를 언급한 뒤 "두 국가 관계는 특수관계를 폐기하는 것이고 이는 통일 포기와 공존 관계를 고착한다"고 지적했다.

두 국가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통일을 부정하는 통일백서,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가 승인과 국가성 인정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에서 비롯된 억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은 통일부가 자초한 면이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평화적 두 국가론에 대한 정부 내 이견이 존재하는 데다, 이렇다 할 사회적 숙의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남북을 '사실상의 두 국가'로 명시했다는 이유에서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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