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같은 날, 같은 시각…'따로 또 같이' 열리는 부산 개소식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 내부 '계파 갈등'의 화약고가 된 모양새야.
-응. '보수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른 부산 북구갑에서 10일 오후 2시 아주 묘한 장면이 연출될 예정이야. 국민의힘 후보인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한동훈 전 대표의 캠프 개소식이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열리거든. 양측 캠프는 걸어서 딱 10분 거리야. 코앞에서 각자 세를 과시하는 이른바 '개소식 맞불'이 놓이는 셈이지.
-당 지도부도 대거 참석하면서 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겠네?
-맞아. 지도부는 이번만큼은 절대 밀릴 수 없다는 기세야.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개소식 때도 운영하지 않았던 '출입기자 공보 버스'까지 띄우며 박 후보 지원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야. 한마디로 '보수의 적통은 박민식에게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거지.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현역 의원들, 전직 장관이 대거 박 후보 캠프로 집결할 예정이야. 한 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참석 인원이 워낙 많아 축사 시간을 임팩트 있게 진행해야 할 정도"라고 전했어. 한 후보에게 쏠리는 시선을 중앙당 차원의 '물량 공세'로 완전히 덮어버리겠다는 일환으로 봐도 무리는 아닌듯해.

-그런데 한 후보가 징계를 무릅쓰고 오겠다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에게 "오지 마라"고 먼저 말렸다며?
-응. 한지아 의원 등 친한계 인사들이 부산행을 예고하며 지도부의 '징계 경고'와 정면충돌할 기세였잖아. 하지만 친한계는 한 후보의 만류에 따라 개소식에 불참하기로 했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벌어질 뻔한 노골적인 세 대결은 일단 피하게 된 거지.
-비록 현역 의원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대치하는 최악의 정면충돌은 피했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부산 북구갑을 둘러싼 보수 진영 내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한 물밑 싸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 한 재선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보다 북구갑 보궐선거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지 않느냐"며 내분 노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어. 징계로도 막지 못한 '부산발 갈등'이 선거 당일까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아.

◆'뉴스에 진심' 李…감사도 지적도 속전속결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언론 보도를 '공개 저격'했다고.
-맞아.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한국의 순부채 비율을 분석해 재정 상황을 평가한 기사를 두고 아쉬움을 표했다고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어. IMF 등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에서 한국 재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을 배제하고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는 거야. 그러면서 언론이 다양하고 입체적인 의견과 정보를 국민께 잘 전달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어.
-전에도 SNS를 통해 여러 차례 특정 기사를 지목해 반박했잖아.
-응. 특히 부동산 관련 기사가 많았지.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비롯해 임대사업자, 비거주 1주택자, 초고가주택 등 다양한 타겟으로 정책적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면서 시장의 우려 등을 조명하는 기사가 많이 나왔거든. 그런 기사들 중 팩트가 틀렸거나 정책 방향을 오해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기사 등을 SNS에서 공유하면서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식이었어.

-최근 들어선 지적뿐 아니라 감사도 종종 전하는 모습이야. 6일에도 이른바 '산불 카르텔' 관련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보도에 감사드린다. 내각에 이같은 구조적 부정비리를 장기간 방치한 상황에 대한 파악과 근본대책 수립, 문책방안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어. 실제로 당일 국무회의에서 산림청 등을 강하게 질타하는 모습이 생중계됐고.
-이 대통령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정말 다양한 뉴스를 꼼꼼하게 챙겨보는 것 같아. 대통령이 지적이든 감사든 말 그대로 '속전속결'로 가감 없이 기사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전하는 것도 신선하기도 하고. 그만큼 언론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방증이겠지.
-다만 대통령이라는 무게감을 감안하면 부작용을 좀 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와. 이 대통령의 코멘트가 일종의 '보도지침'이 될 수 있다는 거지. 정책이나 이슈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관점을 제기하는 것도 언론의 역할인데, 이를 원천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거야.

◆의도된 절제? '두 국가' 넣고 '적대' 뺀 북한 헌법
-북한이 헌법을 개정했다며?
-응. 북한은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 회의를 열고 헌법을 개정했어. 기존에는 헌법 곳곳에 자주·평화·민족대단결 같은 통일 관련 표현이 있었는데 이번에 전부 빠졌어. 영토 조항에는 '북쪽은 중국·러시아와, 남쪽은 대한민국과 접한 영토'라고 명시했어. 남북을 서로 다른 국가로 못 박았지. 더불어 국무위원장을 단순 최고영도자가 아니라 공식적인 국가수반으로 명시했고 '핵 사용 권한'도 헌법에 처음 넣었어. 핵무력지휘기구에 대한 권한 위임 근거도 마련했지.
-그런데 적대 표현은 안 보여.
-맞아. 그게 흥미로운 지점이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헌법에 영토조항을 신설할 것을 지시하면서 '전쟁 시 대남 평정·수복·편입' 방침을 설명하고 제1적대국으로 교양할 것을 언급했지. 다만 헌법에는 그런 표현이 없어. 적대국, 평정 같은 단어도 빠졌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구와 같은 민감한 표현도 안 담았어. 전반적인 문구가 예전보다 훨씬 절제됐다는 평가야.
-왜 그렇게 한 걸까?
-일각에선 북한이 정상 국가 이미지를 의식했다고 봐. 기존 북한 헌법은 김일성·김정일 업적 찬양과 혁명 구호가 많아서 일반 국가 헌법이라기보다 체제 선전문에 가까웠거든. 하지만 이번엔 서문에서 선대 업적도 대거 삭제했고 '제국주의 침략자' 같은 전투적 표현도 순화했어. 헌법 이름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바꿨고. 국제사회에 일반 국가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읽혀.

-북한이 노선을 완화한 걸로 봐도 되는 거야?
-일부는 헌법에 적대 표현을 넣지 않았고 NLL 문구 같은 예민한 내용을 피해 남북 평화공존을 위한 인프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해. 다만 헌법에 안 넣었다고 해서 적대 노선을 접었다고 봐선 안 된다는 시각도 팽배해. 표현은 절제됐지만 실제 대남 기조는 여전히 강경하다는 거야.
-이번 헌법 개정의 핵심은 뭐야?
-'핵보유 정상국가 북한'으로의 전환이야. 과거처럼 민족·통일을 내세우기보다 국제사회에서 독립된 국가로 인정받으려는 방향성이 더 강해졌다는 거지. 다만 겉으로는 정상국가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정책에선 적대 노선을 유지하는 이중 전략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지. 중요한 건 헌법 문구 자체보다 앞으로 북한이 그걸 어떻게 실제 정책으로 운용하느냐가 될 거야.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