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수·정소영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에 등록됐던 북한 5000톤(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가 돌연 삭제됐다.
5일 IMO 선박정보데이터베이스(GISIS)에 따르면 최현호와 관련된 정보는 모두 사라진 상태다. 북한이 최현호를 IMO에 정식 등록한 것으로 확인된 지난달 10일 이후 25일 만이다.
앞서 최현호는 구축함을 뜻하는 'Destroyer'로 분류됐고 IMO 고유 식별번호(4552996)도 부여됐다. 등록 주체는 '조선정부 해군'으로 표기됐으며 선박 상태는 활성화를 뜻하는 'Active'로 기재된 바 있다.
다만 IMO 데이터베이스에는 최현호가 더 이상 검색되지 않는다. 최현호의 고유 식별번호를 입력해도 마찬가지다.
최현호는 지난해 4월 북한 남포조선소에서 진수된 5000t급 신형 구축함이다. 4면 위상배열레이더에 러시아 '판치르'와 비슷한 복합 방공무기가 탑재돼 북한판 이지스함으로도 불린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각별한 관심을 쏟는 군함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한 달 사이 세 차례나 최현호를 찾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4일과 10일 최현호에서 진행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를 참관했다. 최현호가 IMO에 등록된 이후인 지난 12일에도 최현호에서 시행된 미사일 시험발사를 직접 챙겼다. 김 위원장은 최현호를 해군 핵무장화의 상징적 전력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최현호를 IMO에 등록한 건 해군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 김 위원장이 최현호 진수식에서 '원양 작전 능력 보유'를 언급한 만큼, 최현호가 러시아 등 우방국과 해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IMO에 최현호 정보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되면서 그 경위에 관심이 모인다. 선박 정보 업데이트가 IMO 회원국 정부의 결정 사항인 점을 고려하면, 북한 당국이 이를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북한은 '우리가 이런 전력을 보유하고 있고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한 뒤, 어느 정도 주목받았다 싶으면 곧 삭제한다"며 "과거에도 보유하던 함정을 IMO에 등록했다가 지운 적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IMO 등재된 북한 해군 자산이 돌연 삭제된 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4년 8월 김군옥영웅함 등 잠수함 13척을 IMO에 등록했다. 다만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잠수함을 비롯한 기존에 등재된 군함 정보까지 모두 삭제됐다.
이번 최현호 삭제에 따라 IMO에 등록된 북한 군함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최현호뿐 아니라 지난 잠수함 등의 등록 주체였던 조선정부 해군도 IMO에 검색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