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유력 인사 간 '다자 대결'이 적잖게 벌어진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거를 바라보는 여론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통상 다자 구도에선 거대 양당 후보가 1 대 1로 경쟁할 때보다 변수가 많아진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선 어떤 후보가 인지도나 당세 열세를 극복하고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인사는 2일 <더팩트>와 만나 이번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거대 양당 후보가 1 대 1로 맞붙을 땐, 거대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결과를 바꿀 변수는 제한된다"면서도 "그런데 3파전 이상의 구도에선 변수가 훨씬 많아져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지선과 함께 열리는 재보궐선거는 특히 주목할 만한 유력 인사 간 다자 대결이 복수 지역에서 열리며 여론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신들의 귀책 사유로 재선거가 열리는 지역에도 빠짐없이 후보를 내기로 했고,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재보궐선거에 대거 등판하게 되면서 유력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다자 대결이 펼쳐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7일 민주당이 김용남 전 의원을 경기 평택을에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하면서 평택을은 최대 '5파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국민의힘 후보인 유의동 전 의원 외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 범진보 야당의 대표급 인사들이 이 지역에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도 평택을에 출마한다.
전재수 전 민주당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공석이 예정된 부산 북갑에서도 유력 인사 간 다자 대결이 점쳐진다. 무소속 출마가 유력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미 지역에서 밭을 갈고 있고, 아직 후보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 지역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도 국민의힘 소속으로 등판이 유력시된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 핵심 관료였던 하정우 전 청와대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비서관도 민주당 후보로 북갑에 나선다.

통상 선거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구도·인물·이슈가 언급된다. '구도'는 정치권에선 '판세'나 '바람' 등 용어로 대체돼 설명된다. '인물'은 후보 개인의 역량을, '이슈'는 선거 기간 부각되는 정당·후보의 논란·미담 등을 포괄적으로 일컫는다. 이러한 요소들은 거대 양당 후보들의 1 대 1 구도에선 직관적으로 작용하지만, 다자 구도에선 다소 복잡하게 작용한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그렇다 보니 3명 이상의 유력 후보들이 맞붙는 선거에선 예상치 못한 결과가 적잖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있었던 사례로는 22대 총선 경기 화성을 선거가 있다. 당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며 선거 분위기를 유리하게 조성했던 민주당은 화성을 후보로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을 내세우며 '구도'와 '인물'에서 밀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화성을에선 인지도는 있었지만, 지역 조직력 등을 사실상 전혀 갖추지 못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당선됐다.
당시 선거 과정을 잘 아는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화성을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이었던 이원욱 전 의원이 65% 가까이 득표했을 정도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이준석 대표에겐 험지였다"며 "다만 22대 총선에서 선거구 재획정이 이뤄지면서 기존 지역당 역향력이 감소했고, 공 사장 자녀의 '갭 투기' 의혹이 번지며 선거판이 흔들렸다. 다소 무기력했던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도 이 대표가 흡수하면서 신승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러한 전례에 비췄을 때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도 후보 이름값이나 당세만으로 당선자가 결정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결국 지역 유권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의제를 가져와 설득해야 한다"며 "중앙 정치에 매몰되거나 지역을 잘 모르는 인사들은 이름값만 가지고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꽤 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