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김용 공천 배제한 민주…계파 갈등 불씨 '여전'
  • 서다빈 기자
  • 입력: 2026.04.29 00:00 / 수정: 2026.04.29 00:00
민주, '李 측근' 김용 공천 배제…野 공세·선거 리스크 부담
친명계 "정치적 후퇴" 반발…대법 변수에 갈등 재점화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서 배제했다. 사진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 배제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는 김 전 부원장. /국회=배정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서 배제했다. 사진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 배제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는 김 전 부원장.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손을 놓았다. 김 전 부원장의 사법 리스크가 선거 전체로 튀는 것을 막기 위한 선택이지만, 그의 공천을 두고 친명계(친이재명계)와 지도부 간의 온도 차는 여전하다. 이에 갈등의 불씨가 살아 있다는 분석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2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번 결정을 '전략적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가장 하지 말아야 될 것을 먼저 정리한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며 "선거는 첫 번째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지 말아야 될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에 현장 목소리가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은 김 전 부원장을 공천할 경우 격전지에서 중도층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일선에서 뛰고 있는 후보들이 제게 직접 의견을 보내왔다"며 "특히 수도권과 영남권 등 중도층 표심이 중요한 지역에서는 당에서 명확히 결단을 내려주는 것이 좋겠다는 요청이 빗발쳤다"고 선을 그었다.

지도부는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김 전 부원장의 등판이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전체에 '악수'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천을 강행할 경우 중도층 이탈과 야당의 '방탄 공천'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과 당선 이후 대법원 판결이 뒤집힐 경우 재보궐선거를 다시 치러야 하는 부담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김 전 부원장이 출마를 원했던 경기도 지역들 모두가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도 지도부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내부에서도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더팩트>에 "처음에는 나도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만류했지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지금은 오히려 출마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봤다"며 "김 전 부원장이 그 과정을 직접 겪은 당사자로서 출마하는 것이 오히려 당의 사법개혁 명분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봤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당내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김 전 부원장이 지도부 결정을 수용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사진은 이광희(왼쪽부터), 김문수 의원과 김 전 부원장, 강득구 최고위원. /배정한 기자
당내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김 전 부원장이 지도부 결정을 수용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사진은 이광희(왼쪽부터), 김문수 의원과 김 전 부원장, 강득구 최고위원. /배정한 기자

반면 당의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은 "김 전 부원장뿐 아니라 같은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남국 전 의원과 김남준 전 대변인까지 공천을 해야 했던 상황이니 정청래 지도부로서도 모두를 안고 가기엔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명계의 '정치적 명예 회복' 요구와 지도부의 '거리두기' 사이의 온도 차가 분명한 만큼, 향후 대법원 판단 결과나 선거 국면 변화에 따라 해당 문제가 향후 당내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논평을 내고 당 지도부를 향해 "정치검찰이 만든 프레임에 스스로 갇힌 원칙 없는 정치적 후퇴"라며 "지금 민주당 지도부가 세워야 할 것은 권력이 아니라 신뢰이고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원칙"이라고 비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만약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가 나올 경우 김 전 부원장은 원외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며 친명계 세 결집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경계한 이들이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 김 전 부원장의 원내 진입을 차단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만 당내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김 전 부원장이 지도부 결정을 수용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관리위원회의 고심과 전략적 판단을 존중하며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부원장은 자신의 공천 배제의 배경으로 '사법부의 지체된 판결'을 언급하며 "안타깝다. 이런 결과를 만든 원인 중 하나가 검찰도 있지만 사법부의 지체된 판결 때문이다. 당연히 현실 정치인으로서 계속 정치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회견에 동행한 강득구 최고위원도 계파 갈등 확대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김 전 부원장과 관련된 우리 의원들의 지지는 자발적인 것이었고 어떤 조직적인 관점이 아니었다"며 "다 개별적인 의견이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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