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조응천 전 의원이 개혁신당 소속으로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경기지사 대진표가 3파전으로 재편됐다. 정치권의 시선은 즉각 범보수 진영의 단일화 여부로 쏠리고 있지만, 조 전 의원은 독자 완주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면서 이른바 제3지대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나섰다.
조 전 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나쁜 후보와 이상한 후보,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최악의 선택지 앞에 놓인 6·3 지방선거에서 '좋은 후보' 조응천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회견 직후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조 전 의원은 '보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첫 질문에 "사실 조금 서운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랜 고민 끝에 출마를 결정했는데, 그건 안 물어보고 '단일화 할거냐' (물어보니) 그렇게 소홀하게 살았나 서운하다"며 "저한테 집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전 의원은 전날(27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민주당 의원도 해봤고, 보수 정권에서 역할도 해봤다. 그래서 잘 안다고 자부한다"며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 막히는지, 왜 바뀌지 않는지. 도저히 손이 가지 않는 기득권 양당 후보 말고 정말 찍고 싶은 사람, 아무리 봐도 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6·3 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최종 후보, 그리고 조 전 의원이 맞붙는 '3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정치권이 조 전 의원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는 여야를 두루 경함한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바 있고,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의 영입으로 민주당에 합류했다.
이후 친명(친이재명) 강성 지지층과 각을 세우며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내온 만큼, 양 극단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는 무당층과 중도층에게 상당한 소구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조 전 의원을 내세운 배경으로 '선택적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부산·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모색하되, 경기에서는 독자적으로 완주해 '자강'(自强)을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차기 총선까지 내다본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표는 이번 지선에서 절반은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나머지 절반은 독자 완주를 통한 당세 확장이라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른바 짬짜면 전략"이라며 "서울·부산·대구 등 지역에서는 단일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상징성이 있는 경기도에는 조응천 후보를 내세워 끝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경기 지역에서까지 단일화를 할 경우, 개혁신당이 존재감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독자 완주로 지지 기반을 넓히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아직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단일화를 논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전 의원을 둘러싼 경기지사 범보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당 입장이 확인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일 경선을 통해 경기지사 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당내 경선에 참여 중인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금은 단일화를 생각할 때가 아니라 후보 선출과 추미애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최고위원은 "원칙적으로 여당 독주를 막기 위해 힘을 합칠 수는 있지만, 지금 단일화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조 전 의원의 완주 선언에 대해서는 "개혁신당에서 뛰어보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