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중량감 있는 야권 인사들이 재보궐선거에 이미 뛰어들었거나 출마가 점쳐지면서 여당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가용 가능한 간판급 인사들을 격전지로 대거 차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선 공천 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민주당은 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공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재보궐선거의 경우 경선 기회를 최대한 보장한 지선 공천과 달리, 전략공천을 원칙으로 경쟁력 있는 인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전국 총 14개 지역구에서 치러질 것이 유력하다. 당선무효2곳(경기 평택을·전북 군산김제부안갑), 피선거권 상실 1곳(경기 안산갑), 사직 10곳(부산 북갑·대구 달서갑 또는 달성·인천 연수갑·광주 광산을·울산 남갑· 경기 하남갑·충남 공주부여청양·충남 아산을·제주 서귀포), 대통령 당선(인천 계양을) 1곳이다. 13곳이 기존 민주당 의원 지역구, 1곳이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다.
이번 지선 판세는 전반적으로 여당인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통상 정부 출범 초기 여당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허니문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주요 여론조사에서 60%를 상회하고 있는 점도 민주당으로선 호재다. 민주당 지지도 또한 국민의힘에 20%포인트(p) 이상 앞서는 조사도 최근 적잖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재보궐선거의 경우 결과를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야권에서 무게감 있는 중량급 정치인들이 재보궐선거판에 대거 뛰어들면서 벌써부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보통 지선은 (투표 시점에) 정부·여당이 인기가 있냐 없느냐에 따라 유권자 표심도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름값 있는 인사가 출전하는 국회의원 선거는 또 다르다"며 "선거 결과가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니 유권자들도 누굴 찍을지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2024년 총선만 돌아봐도 '맨파워'가 증명된 지역이 꽤 있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경기 화성을에 출마해 3자 구도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를 꺾은 것, 국민의힘이 비세가 점쳐지던 '낙동강 벨트'에 김태호 의원 등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민주당 후보들을 대거 제압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야권의 재보궐선거 출마자 면면은 가히 '대선급'이다. 당의 제명 징계로 무소속이 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부산 북갑에 출마해 여의도 입성을 노리고 있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경기 평택을에서 밭을 갈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유승민 전 의원을 수도권 재보궐선거에 차출해 의석 탈환의 선봉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재보궐선거에서 중량급 인사들을 앞세운 야권의 거센 도전이 현실화하자 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미니 총선'급으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해 입법 주도권의 고삐를 쥐어야 하는 여당으로서도 총력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민주당도 격전지에 한해서는 당의 간판급 인사들을 내세워 승리를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민주당은 인천 계양에서만 5선을 한 송영길 전 대표를 인천 연수갑에 차출했다. 연수는 갑·을로 나눠지기 전까지 보수정당이 내리 5번을 승리했을 만큼 보수세가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연수갑은 우리당에 녹록지 않은 지역이자 반드시 사수해야 할 핵심 전략지"라며 송 전 대표 공천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민주당의 공천 발표가 나지 않은 지역구 중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에는 경기 평택을과 하남갑, 부산 북갑 등이 있다. 이들 지역구 중 하남갑에는 강원도지사를 지낸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의 공천 가능성이 거론된다. 송 전 대표와 함께 민주당이 재보궐선거에 낼 수 있는 가장 중량감 있는 카드라는 평가다.
평택을과 북갑에는 각각 김용남 전 의원과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의 등판이 거론되나 야권 후보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지거나 선거 경험이 전무한 점이 민주당의 고심을 깊게 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 3요소를 흔히들 '구도·인물·이슈'라고 한다. 이번 지선은 구도에선 여당이 확실히 유리하다"면서도 "단기전은 인물과 이슈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상대에 밀리는 후보라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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