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평택=이하린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대권 주자급 인물 등장에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지역 이해도 부족한 행보"라는 반발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더팩트>가 16일 오후 조 대표가 전날 방문했던 평택시 포승읍·안중읍의 음식점과 카페 등 지역 일대를 취재한 결과, 일부 시민들은 인지도가 높은 조 대표의 등장에 반가움을 드러내는 한편 상당수는 "연고 없는 출마"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조 대표가 전날 다녀간 식당 사장 김 모 씨(67·여)는 "실제로 보니 TV보다 훨씬 젊고 연예인 같아서 사인까지 받았다"며 "벌써 조 대표 팬들이 찾아올 정도로 가게가 성지가 됐다. 대통령까지 할 사람인데 사진 한 장 못 찍은 게 아쉽다"고 현장의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15년째 평택에 거주 중인 김 모 씨(69·남)는 "참신한 인물이라 평소에도 좋아했다"며 "이번 재선거에서 조 대표가 나오면 무조건 한 표 던질 것"이라고 지지를 표했다.
반면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았다. 조 대표가 페이스북에 평택시를 '평택군'으로 적었다가 수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고 없는 출마'와 '지역 이해 부족'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뤘다. 평택은 지난 1995년 평택군과 송탑시가 통합해 현재의 '평택시'로 개편된 지 30년이 지났다.
20년 차 택시 기사인 김 모 씨(65·남)는 "난 중도이고 정치에 크게 관심 없는데, '왜 갑자기 평택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향인 부산도 아니고, 연고도 없는 평택을 선택한 것이 우리 입장에선 의아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평택군'으로 표기를 실수한 데에 대해선 "명색이 대권후보인데 지역의 역사 정도는 파악하고 왔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금배지'를 달기 위해 평택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30년째 거주 중인 주민 이현옥(53·여) 씨는 "아무 왕래도 없다가 의원이 다시 되겠다고 평택을 고른 것 아니냐. 더불어민주당에 무공천을 요구하는 것은 자기 독재를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평택을 너무 쉽게 본 것 아닌가. 평택 시민들을 무시하는 꼴"이라고 분노했다.
조 대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젊은 층과 중도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안중고등학교 인근에서 만난 한 고등학생(18·남)은 "자녀 입시 비리 문제로 이미지가 좋지 않아 개인적으로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30대 이 모 씨는 조 대표에 대해 "앞뒤가 다른 위선적인 모습이 싫다"고 직격했다.
'정당'이 아닌 '사람'을 보고 찍겠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양 모(75·여) 씨는 "자기 먹고 살려고 정치하는 사람들을 뽑아주면 안 된다. 우리가 바본가"라면서 "국민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 진실로 정직하게 하는 사람을 보면 그를 뽑아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의 시선도 좋지 않다.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한 야당 정치인은 "명분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피해 간 듯한 느낌이 든다. 당선이 돼야 하니 일부러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 평택 시민들은 '왜 왔나'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야당 의원 역시 "민주당이 부산에 가지 말라 했기에 안갔다고 하는 것 자체가 평택 시민이 들었을 때 '그냥 대안으로 찾아왔구나'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면서 "명분으로 세우려고 했던 말인 것 같은데 오히려 독이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