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당청 간 미묘한 기류…선거 차출론 일축한 하정우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6.04.11 00:00 / 수정: 2026.04.11 00:00
'연어 술 파티' 얼룩진 국조·법사위
온탕과 냉탕…종잡을 수 없는 북한
최근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차출설을 두고 당청 간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5년 11월 17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대화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최근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차출설을 두고 당청 간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5년 11월 17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대화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사진 논란·하GPT 거취 또 엇갈린 당청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였던데.

-맞아. 민주당은 4일 조승래 사무총장 명의로 이 대통령의 취임 전 영상·사진을 홍보에 활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발송했어. 이른바 '대통령 마케팅'을 금지한 거지. 후보들의 반발이 있었고, 이후 이런 조치가 청와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어. 그러자 이 대통령은 자기 뜻이 아니라며 참모들을 강하게 질책하고, 감찰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어.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의 요청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어. 결국 정 대표는 10일 "공문의 내용도 적절하지 않고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라며 사과했어.

-이런 당청 간 의견차는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지방선거 차출론을 두고도 다시 한번 불거졌어.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하 수석 출마를 추진하는 모습이었어. 조 사무총장은 직접 하 수석에게 출마 의사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고, 정 대표도 지난 8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삼고초려했듯 (하 수석에게도) 하고 있다"고 했거든.

민주당이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을 향해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이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을 향해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다음날인 9일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직접적으로 이를 언급했어. 하 수석에게 "요새 이렇게 할 일이 많은데, 누가 작업이 들어오는 것 같다"며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고 웃으며 말했지. 소위 말하는 '농담 반, 진담 반' 분위기였지만 대통령의 워딩이라는 무게를 생각하면 차출론에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어. 그런데 이런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정 대표는 "당의 요청에 넘어가지 말라는 농담이었나. 저도 농담으로 말하겠다"며 "얼마나 소중한 가치가 있는 분이면 당에서 요청하겠나"라고 했어.

-다만 한편으로는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발화 당시 분위기를 감안하면 서로 이견을 보였다기보다 하 수석의 가치를 강조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더라.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서로 필요한 인재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티키타카'의 모양새가 아니냐는 거지. 하 수석 본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당분간은 여기(청와대)서 더 일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어.

-민주당의 '러브콜'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에 "부산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북구갑에 투입하는 건 지역 유권자를 가볍게 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지.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부·울·경은 AI 산업 접목이 중요한 지역인 만큼 상징성이 있다"며 "북구 갑이 전 의원도 4전 5기로 붙은 험지이긴 하지만, 하정우라는 인물이라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평가했어.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를 위증으로 고발하는 안건에 대해 소주병을 보여주며 토론하는 모습. /뉴시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를 위증으로 고발하는 안건에 대해 소주병을 보여주며 토론하는 모습. /뉴시스

◆선서 거부부터 소주병 시연까지…'연어 술파티'로 얼룩진 국조·법사위

-요즘 '윤석열 검찰 정권 조작기소 및 공소취소 국정조사' 한마디로 정리하면 어때?

-난타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봐. 초반부터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의 '증인 선서 거부'로 삐끗했잖아. 서영교 국조위원장은 "선서도 안 한 증인에게 마이크를 줄 이유 없다"고 하면서 마이크를 수거하는 장면까지 나오고, 박 부부장검사는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다"며 맞섰어. 여야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고성이 오갔지.

-법사위에서는 소주병까지 나왔다며?

-맞아. 같은 사안을 두고 공방이 이어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급기야 소주 4병과 생수 3병을 직접 들고 나왔어.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을 지적하면서 소주병에 든 소주를 페트병으로 옮기는 과정과 필요한 용량 등을 설명하기 위해서였어. 전 의원은 "술 반입이 있었다는 이화영 전 부지사의 진술은 정확하다"며 "이것을 부인하는 박 검사의 발언은 위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의 수사 책임자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하며 자리에 앉은 모습. /뉴시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의 수사 책임자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하며 자리에 앉은 모습. /뉴시스

-결국 고발 건을 의결했다던데.

-법사위는 민주당 주도로 국회 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로 박 부부장검사 고발 건을 의결했어. 국민의힘은 표결에 반발하면서 퇴장했지.

-국정조사와 법사위에서 공방이 계속 이어지면서 '연어 술파티'를 둘러싼 논쟁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야. 공방이 격해질수록 진상 규명보다 '어떤 공방이 오갔느냐'가 더 주목받는 흐름이 생긴 것도 사실이야. 이대로면 결과보다 공방만 남는 조사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이 사안 외에도 들여다봐야 할 쟁점이 적지 않은 만큼 조사 기한인 내달 8일까지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6일 이재명 대통령의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 유감을 표명과 관련해 우리 국가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6일 이재명 대통령의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 유감을 표명과 관련해 "우리 국가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유감 받아놓고 선 긋기...명분 쌓고 미사일로 답한 北

-지난 7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의 담화가 처음엔 유화 메시지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응. 김 부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무인기 침투 유감 표명’을 두고 "솔직하고 대범한 자세"라고 평가하면서도 "일체의 도발을 중지하고 접촉 시도도 단념하라"고 선을 그었어. 겉으로는 유연해 보이지만 실제론 관계 단절 메시지를 분명히 한 거지. 일각에선 김 부장이 한국의 잘못→유감 표명→북한의 관대한 수용→재발 시 응징 정당화라는 4단계 명분을 쌓았다고 분석해. '이번은 봐주지만 다음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제도화한 셈이야. 특히 김 부장이 직접 나섰다는 건 대남 기조를 정리한 정치적 선언으로 봐야 해.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 수위도 상당히 거칠던데.

-의도적인 역할 분담으로 보여. 김 부장이 방향을 잡고, 장 부상이 거칠게 해설하는 구조지. 특히 "개꿈 같은 소리"라는 표현까지 쓴 건 남측이 이번 상황을 성과로 해석하는 걸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의견이 많아. 또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이 북한에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효과도 있고. 여기에 북한이 지난 8일 두 번에 걸쳐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쏘면서 군사적 메시지를 병행했지.

북한의 대남통으로 알려진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7일 김여정 총무부장의 담화에 대해 담화 주제의 핵은 분명한 경고였다며 청와대를 포함한 한국 내 각계의 분석은 참으로 가관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9차 당대회 참석했던 김 위원장 모습. /뉴시스, 신화통신
북한의 '대남통'으로 알려진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7일 김여정 총무부장의 담화에 대해 "담화 주제의 핵은 분명한 경고였다"며 "청와대를 포함한 한국 내 각계의 분석은 참으로 가관"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9차 당대회 참석했던 김 위원장 모습. /뉴시스, 신화통신

-정부 반응은 어때?

-통일부는 지난 7일 "평화공존으로 가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어. 남북 정상 간 의사가 확인됐다는 점에 의미를 둔 거지. 하지만 북한은 장 부상의 담화로 곧바로 선을 그었잖아. 한국은 긴장 완화와 대화를 이야기하고, 북한은 그걸 도발 중단 요구와 접촉 차단으로 받아치는 상황이지. 다만 지난 8일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한 이후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위반하는 도발 행위로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지. 국가안보실은 같은 날 국방부·합동참모본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도 개최했어.

-앞으로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봐야 할까.

-관리된 긴장 국면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커. 북한은 명분을 쌓았고 군사행동도 병행하고 있어. 한국은 확전 방지와 안정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고. 서로 다른 메시지가 계속 충돌하는 구조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야.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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