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부겸 손잡은 조국, TK 방문에 "국힘 때리면서 왜 오나"
  • 이하린 기자
  • 입력: 2026.04.09 00:00 / 수정: 2026.04.09 00:00
쓴소리 쏟아내면서도…경남·대구 시민 "우린 그래도 국힘"
'보수의 심장'서 조국, 김부겸 지지…"독점 깨고 승리해야"
보수의 심장 대구 동구 동화사 인근에서 만난 대구 시민들은 조국 혁신당 대표의 방문에 대체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구=이하린 기자
'보수의 심장' 대구 동구 동화사 인근에서 만난 대구 시민들은 조국 혁신당 대표의 방문에 대체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구=이하린 기자

[더팩트ㅣ경남·대구=이하린 기자] "조국이가 왜 온다카는데. 여가 어떤 곳인데."

8일 '보수의 심장' 대구 동구 동화사 인근. 사찰 인근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최근 국민의힘에서 나오는 일련의 '분열' 양상에 대해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뱉으면서도 "조국이가 여기를 왜 온다카냐"고 말했다. 그는 "대구는 정이 있어서 면전에서 나가라고는 말 안 하지만, 국민의힘을 좀 때리지(비판하지) 말고 여기를 와야지. 여기가 어떤 곳인데"라며 분노했다.

같은 날 만난 70대 여성도 조국 혁신당 대표의 방문 소식에 "평소에는 안 오다가 선거 때라 온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예전과 달리 보수 정치가 너무 갈라져서 안타깝다"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혁신당의 대구 동구청장 후보 출마 소식에 그는 "웃기지 마라. 환장하고 자빠지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보 진영이) 다 가져가라 그래라. 욕심대로 다 해봐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국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과 대구 등 영남권 일대를 방문한 뒤, 지방선거 국면에서 사실상 민주당과 선거연대를 암시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전화 통화를 한 내용을 공개하며 대구 지역에서 선거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 대표는 "대선 당시처럼 김 후보를 조국혁신당 후보로 생각하고 지원하겠다"며 "대구가 변해야 대한민국이 변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지금은 분위기가 좋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8일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 /창원=이하린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8일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 /창원=이하린 기자

조 대표는 이날 오전에 경남 창원시 국립 3·15 민주묘지 참배와 심규탁 창원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어 오후에는 대구로 넘어가 정한숙 대구 동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뒤, 동화사 주지 스님과의 차담을 위해 사찰을 방문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이날 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3·15 정신은 영남·호남 지역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정신"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의 민주화 추동력이 됐던 민주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서 왔다"고 밝혔다. 재보궐 선거 출마지에 대해서는 "다음 주 발표하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어 "모든 지역구가 험지"라면서 "쉬워 보이는 곳을 택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제로'를 표방하는 당의 기조를 다시금 확인했다. 조 대표는 "친윤·극우 내란세력이 포획하고 있는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돼서 의석이 한 석 느는 것은 참지 못할 것"이라며 "그런 후보가 나온다면 잡으러 가거나 그 후보가 떨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게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대구 동구청장 후보 개소식에서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대구는 지역내 총생산 GRDP가 30년째 전국 꼴찌고 청년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지역 정치 독점의 폐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22년 대구 광역의원 68.9%가 무투표 당선됐다. 선거의 형식만 빌렸을 뿐이지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독점을 깨고 경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8일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창원=이하린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8일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창원=이하린 기자

현장에서 만난 영남권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지만, 여전히 '보수' 성향은 상당히 굳건한 분위기였다.

경남에서 만난 70대 여성은 "처음엔 부산 사람이라 조국 대표에게 정도 가고 기대도 컸다"면서도 "지금은 뻔뻔한 모습에 실망이 크다. 정치는 인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조 대표에 대해 "똑똑하고 능력은 인정하지만, 우리는 보수라 마음이 잘 안 바뀐다"고 했다. 그러면서 "싫은 것은 아니지만 선입견이 있다"며 "아무래도 대구는 보수의 성지"라고 덧붙였다.

반면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자였다고 밝힌 음식점 사장은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를 뽑을 것"이라며 "김부겸이 돼야 그나마 보조금이라도 더 받지 않겠나"고 말했다. 보수 성향이지만 정치에 회의를 느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에 아예 참여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한편, 민주당 지지자라고 말한 대구 토박이 20대 여성은 "죄가 없지는 않지만, 조국 대표가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엄중한 형벌을 받은 것 같다"고 옹호했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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