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수·정소영 기자]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안보 대응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현재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위기 대응 감각도 과잉이라고 할 정도로 생각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도 함께 다뤄졌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미 정상회동 가능성을 거론하며 정부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현재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 (납부는) 정부 내에서 논의하거나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지급 방식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직접 대응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우리 원유 수급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인가에 대해선 직접성이 크다고는 아직 보고 있지 않는다"면서 "다만 면밀하게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민간 비축을 병행하고, UAE에서 2400만 배럴 정도의 비축유를 들여오는 등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민간 원유 확보분에 대해선 스왑(맞교환) 한다든지 확보하면서 소비를 줄인다든지 등의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다만 경각심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원유 자원안보 위기) 조기 경보를 격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정부질문에선 일부 유튜버를 중심으로 제기된 ‘석유 90만 배럴 북한 유입설’도 쟁점에 올랐다. 김 총리는 "사법 당국이 포착되는 대로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어 "개인이라면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 정상적 도덕의식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면서 "국가가 원하는 다른 방향으로 의도를 갖고 이야기하는 것은 보수라는 표지를 붙여주기 아깝다고 생각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둘러싼 ‘선심성 논란’에 대해서도 김 총리는 적극 반박했다. 문화·관광·농어촌 지원 등이 포함된 예산이 지방선거를 겨냥한 ‘매표성 추경’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경제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줄이는 게 문화와 관광"이라며 "경제적 위축으로 인해 어려움이 집중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피해 보완 대상을 설정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중동 전쟁 장기화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과 관련한 질의에 "현재로서는 남북 간 군사적인 긴장과 같은 이상 징후는 없다"면서 "만일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라면 우리 경제에 치명적 이중 타격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동 상황이 한반도에 전이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이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북측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 적대행위 하지 않겠다고 한 일관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북미 관계와 관련해 의미 있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김 총리가 지난 3월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북미정상 회동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 때나 그 이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생각이 있다고 밝혔기에 북미 회동이 꼭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페이스메이커로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미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의제가 논의될 가능성에 대해선 "미중 양자 간 이슈가 워낙 무겁고 크고 중요해 전망하긴 어렵지만 우리로선 미중정상회담에 한반도 평화 안정 문제가 논의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남북 관계 복원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남북 관계 단절 상태가 만 7년 넘었는데 지난 정부에서의 남북 간 적대와 대결로 인한 상처가 너무 깊고 넓어서 치유하는 게 쉽지 않다"며 "적대와 대결의 부정적 유산을 걷어내고 다시 신뢰 쌓으며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는 정상적 남북 관계를 보고 싶은게 국민들 열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