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로 꼽히는 서영교 의원이 법제사법위원장에 선출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법사위가 '이재명 공소 취소' 논의의 선봉에 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서 의원이 관련 국정조사 특별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만큼, '공소취소 시나리오'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회는 지난달 31일 열린 본회의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에 4선의 서 의원을 선출했다. 행정안전위원장과 보건복지위원장에는 각각 권칠승 의원, 소병훈 의원이 선출됐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국회법상 상임위원장의 임기는 2년이지만, 보궐선거로 선출된 이들의 임기는 국회 전반기 종료 시점인 5월 말까지 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연임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의원은 총투표수 240표 중 찬성 165표를 얻었다. 이는 함께 선출된 권칠승 의원(189표)이나 소병훈 의원(187표)보다 20표 이상 적은 수치다. 이를 의식한 서 의원은 당선 인사에서 "찬성표가 아주 높지 않은 것을 보니 제가 되는 게 두려운 분들이 계신 것 같다"며 "국민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드리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현재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점은 이번 인선의 핵심 고리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통해 '기소의 부당성'이라는 포석을 세우고, 법사위원장의 권한을 활용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우세하다. 민주당이 입맛에 맞춘 증인을 내세워 공소 취소를 유도하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법사위 소속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정조사 특위가 말 그대로 공소 취소를 위한 어떤 선제 작업들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공소취소를 위한 명분을 쌓고 조작된 데이터와 조작된 증인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수사와 기소를 유도하기 위한 치밀한 공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사위는 검찰개혁안을 비롯해 체계·자구 심사권을 통해 모든 상임위의 굵직한 법안들이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최종 관문'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서 의원이 선임된 당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회를 찾아 국가폭력범죄 관련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이에 서 의원은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은 저도 대표발의해 통과시켰지만 지난 정권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며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법무부가 추진하는 7대 법안을 최우선으로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서 의원이 임기 시작부터 검찰개혁 등 중차대한 법안들을 앞세워 이재명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에 속도를 내면서, 법사위가 사실상 '이재명 방탄 위원회'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5월 말 임기 종료 후 서 의원이 후반기 국회에서도 연임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야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다른 법사위 소속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이 다수 여당이라는 이유로 위원장직을 독식하고 있는데, 통상 법사위원장은 여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면 야당에 배정하는 것이 협치의 기본"이라며 "서 의원 이후에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의원들 사이에서 상임위 개편 시 법사위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호소가 나올 정도"라며 "추미애 전 위원장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을 것이라는 공포감이 당 내부에 팽배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