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4·3 사건, 나치 전범처럼 영구적 책임"
  • 이헌일 기자
  • 입력: 2026.03.29 15:03 / 수정: 2026.03.29 15:03
유족들과 오찬…"완전한 명예회복 최선"
국가폭력 범죄 공소시효·민사 소멸시효 배제 약속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제주 4·3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그런 일이 생기면 나치 전범 처벌과 같이 영구적으로 책임지도록 반드시 만들어 놓겠다"며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및 민사 소멸시효 배제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화리조트 제주에서 열린 제주 4·3 희생자 유족과 오찬 모두발언에서 "제주 4·3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소멸시효 폐지 법률은 이미 윤석열 정권 당시 우리가 국회에서 통과시켰는데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며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재입법을 통해 영구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국가폭력으로 국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 4·3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라며 "이념 갈등의 광풍 속에서 벌어진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 범죄로 제주도민의 10%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은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슬픔에도 온전하게 애도할 권리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며 "오히려 권위주의 정부 내내 끊임없는 침묵을 강요당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하지만 질곡의 역사를 끊어내기 위한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의 오랜 투쟁과 헌신은 그 모진 세월을 마침내 이겨내고 있다"며 "눈덮인 겨울을 이기고 피어나는 동백처럼 여러분의 간절한 염원과 노력으로 감춰졌던 진실이 세상 밖으로 일부나마 나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4·3 특별법, 4·3 희생자 추념일 국가기념일 지정, 특별법 개정을 통한 보상,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을 예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제주 4·3은 현대사의 비극이었지만 제주도민들께서 보여준 제주 4·3의 해결과정은 우리가 앞으로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며 "모든 국가 폭력, 과거사 사건이 보고배울 수 있는 평화와 화해, 해결의 모범이 바로 제주 4·3"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다른 명예회복 방안으로 "제주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아직 완결되지 못한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을 위해 9차 희생자 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 관계 작성 및 정전, 혼인, 입양 특례 및 보상 신청 기간을 연장하도록 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한화리조트 제주에서 열린 제주 4·3 희생자 유족과 오찬에서 유족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한화리조트 제주에서 열린 제주 4·3 희생자 유족과 오찬에서 유족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또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4·3 기록물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나아가 세계적인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희생자와 유족에게 상처를 안겨준 4·3 사건 진압 공로 서훈에 대해서도 취소 근거를 마련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희생자 유해 안치와 관련해서도 유족 여러분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희생자들께서 유족의 품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신원 확인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유족회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다시는 국민을 상대로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으로 지켜낸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이라는 제주 4·3의 가치가 우리 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나아가 전 세계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결정을 통해 유가족으로 인정받은 첫 사례인 고계순 씨(1948년생)가 "70여 년 만에 한을 풀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4·3으로 일가족을 잃은 생존 희생자 김연옥 씨(1942년생)가 평생 물고기를 먹지 못하는 후유장애를 겪고 있다고 해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양성홍 제주 4·3 실무위 부위원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사진 한 장 없이 자라 아버지의 얼굴을 묻는 질문에 "거울을 봐라"라는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성장했던 과거와 함께 2024년이 돼서야 할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 앞서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다"고 적었다.

hone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