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일단락…이정현發 공천갈등 불씨 '여전'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6.03.18 00:00 / 수정: 2026.03.18 00:00
부산시장 공천방식 '경선' 결정
이제 관심은 '대구시장'…중진 컷오프 가능성
2016년 총선 공천 데자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현역 지자체장과 중진 의원들을 정조준한 컷오프(공천 배제) 방침이 당을 흔들고 있다. 사진은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현역 지자체장과 중진 의원들을 정조준한 '컷오프(공천 배제)' 방침이 당을 흔들고 있다. 사진은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사의 표명 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공천 전권'을 약속받고 복귀한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행보가 당을 흔들고 있다.

현역 지자체장과 중진 의원들을 정조준한 '컷오프'(공천 배제) 방침을 두고 당내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일단 한발 물러서며 급한 불은 끈 모양새다. 하지만 갈등이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 '대구시장 공천'이라는 더 큰 폭발력을 가진 화약고로 옮겨붙었을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관위는 컷오프 논란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은 부산시장 공천 방식을 '경선'으로 확정했다. 공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시장 후보 선출을 경험과 혁신이 정정당당하게 맞붙는 경선을 통해 진행하겠다"며 "이번 경선은 단순한 후보 선출을 넘어, 부산의 도약을 이끌 최적의 리더십을 발굴하는 혁신의 과정이자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컷오프하고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려던 당초 기류에서 하루 만에 급선회한 것이다. 이같은 유턴의 배경에는 당 안팎의 반발이 자리 잡고 있다. 부산 지역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장 대표를 만나 경선 필요성을 강력히 전달했고, 박 시장 본인 역시 컷오프 가능성을 두고 "망나니 칼춤"이라고 반발했다. 주 의원조차 경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공관위가 이를 고집하기에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시장 공천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당내 공천 파동의 불씨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현재 대구시장 선거에는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 등 당내 무게감 있는 중진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여기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까지 가세하며 후보군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 중 일부가 컷오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중앙대학생위원회·전국청년지방의원협의회 합동발대식 청년이 지키는 국민의힘이 열린 가운데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박상민 기자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 중 일부가 컷오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중앙대학생위원회·전국청년지방의원협의회 합동발대식 '청년이 지키는 국민의힘'이 열린 가운데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박상민 기자

문제는 이 위원장이 여전히 '현역·중진 용퇴론'이라는 개혁의 칼날을 거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개혁적이고 혁신적으로 공천하겠다. 개혁 의지에 있어서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고강도 쇄신을 예고했다. '현역 중진 배제' 강행설에는 선을 그었지만 대구 중진 중 일부가 컷오프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이한구 파동’에 비유하고 있다. 당시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개혁’을 명분으로 비박(비박근혜)계를 겨냥한 '진박 감별' 공천을 강행했고, 이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투쟁' 사태와 수도권 참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정현 위원장 역시 '혁신'을 앞세우고 있지만,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독단적 운영 논란과 거센 반발은 10년 전과 닮아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구발 공천 잡음이 단순히 지역 문제에 그치지 않고, 당 지지율 하락과 수도권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엄경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중진·현역 컷오프가 유효한 전략이 되려면 대중이 납득할 만한 설득력이 전제돼야 한다"며 "명분 없는 물갈이는 자칫 '윤석열·장동혁 심판론'으로 선거 판세를 급격히 반전시킬 위험이 있다. 2016년 당시에도 '뺄셈 정치'를 계속하다가 참패했던 전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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