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박주민 예비후보는 과거 정원오 후보가 '집값 상승'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등 이재명 정부 방침에 역행한다며 공세를 펴는가 하면, 다른 후보들도 정 후보의 토론회 불참을 비판하고 나서면서다. 다른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 공천이 잡음 없이 진행되는 것과는 차이가 확연한 모습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정 후보 측과 그를 추격하고 있는 박 후보 측은 '성동구 부동산 가격'과 관련한 과거 정 후보 발언을 두고 최근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는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비전선포식에서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자신의 행정 성과로 내세우는 자치단체장이 있었다"며 서울 성동구청장을 역임한 정 후보를 겨냥했다.
박 후보가 지적한 정 후보 발언은 지난해 11월 16일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개최한 '이재명 정치학교' 강연 중 나왔다. 당시 연사로 나선 정 후보는 자신의 구청장 재임 기간 성동구 부동산 가격이 서울 내 12위에서 5위로 상승한 사례를 언급하며 "민주당은 집값 얘기하거나 하면 좀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일이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민주당에서 (6·3 지방선거) 출마 선언을 한 사람으로서 (정 후보 발언에) 대단히 큰 충격을 받았다"며 "지금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과도 완전히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박경미 대변인은 지난 10일 논평을 내고 "성동구민의 삶과 성동구의 가치를 키워온 정 후보의 노력을 폄훼하는 주장에 유감을 표한다. 정 후보는 단 한 번도 집값 상승을 치적이라고 자랑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 후보 측 최혜영 공보단장은 "사실을 부인하기보단, 이제는 정부의 기조에 발맞추어 주거 안정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 변화를 보여주시는 것이 공직자로서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 신경전은 '토론회 일정'를 둘러싸고도 벌어지고 있다. 박주민·전현희·김영배 후보는 후보 검증 기회 확대를 위해 추가적인 토론회 실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당 선관위는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 토론회를 1회 실시하기로 한 상태이지만, 추가 토론회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TBS가 추진하던 서울시장 후보 시민토론회가 정원오 후보의 불참으로 무산되면서 정 후보를 겨냥한 다른 후보들의 공세는 더 거칠어지고 있다. 전 후보는 "민주당 후보가 되고자 한다면 누구라도 당당하게 토론과 검증에 임하는 실력과 배짱은 기본"이라며 정 후보를 겨냥했고, 김 후보도 "토론회 개최를 두고 논쟁이 생기는 상황 자체가 참 부끄럽고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정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TBS 토론회 불참 지적에 "경기는 심판이 룰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 선수끼리 룰을 따로 만들어서 하는 것은 합의가 안 될 것"이라며 "당 선관위에서 진행하는 것은 얼마든지 추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선 세부 규칙을 둘러싼 논쟁도 일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결정한 '현역의원 후보 캠프 직함 금지' 규칙에 대해 정 후보 측이 반발하면서다.
앞서 당 선관위는 당대표 및 최고위원, 원내대표 등 당직 선거 때 국회의원, 시·도당위원장이 후보 캠프에서 직함을 갖고 활동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공직선거 경선 때도 적용하기로 했다. 정 후보 캠프에는 선거대책위원장 이해식 의원, 선거대책총괄본부장 채현일 의원, 정책본부장 오기형 의원, 미디어소통본부장 이정헌 의원, 전략본부장 박민규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적잖이 합류해 있다.
강원도지사·인천시장·경남도지사 공천이 잡음 없이 마무리된 것과 달리,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선 후보 간 설전이 적잖이 일어나면서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점차 새어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경선 흥행을 위해선 적당한 수위의 경쟁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본선에선 '원팀'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과열은 금물"이라고 했다.